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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Reilu_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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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4. 23:52 화산귀환

* 현대 배경

* 당청... 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 현실과 매우매우 다른 판타지 평행세계 어딘가의 야구장. 현실 야구장에선 저런 일이 있을 수 없고 저런 경찰도 없음

* 어르신들이 취미로 생태계 파괴하는 중. 근데 둘 다 안나옴(?)

* 짧

 

 

 

 

 오늘 직관갔던 썰 푼다

 

 스포츠 관련 커뮤니티는 언제나 전쟁터와 다름 없이 온갖 IF와 욕설로 가득했음. 특히나 팀이 부진하다던가, 특정 경기에서 수준과 상식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던가, 이적시장에서 내보낸 선수들이 포텐이 터지고 들여온 유망주들이 나가리가 됐다던가, 그럭저럭 사람구실 하던 선수들이 음주나 SNS로 사고를 쳤다던가 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문제는 해당 커뮤니티의 응원팀..... 그러니까 A팀에겐 이 모든 것이 한번에 겹쳐서 터졌다는 것이 악재였고, 커뮤니티는 매일같이 불타오르며 관리 못한 구단과 감독을 욕하기에 바빴음. 그러나 사건사고 없는 팀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이번 대형 사고를 빼면 큰 사건 없이 무난하게 넘겼던 팀이었기에 욕하면서도 경기장에 방문한 팬들은 꽤 있었고 그런 '직관 썰'을 푸는 사람도 종종 보였음

 

 

 

 '오늘 Q팀전 직관간 썰 푼다'

 

 뭐 7점 먹히고 진거 다 필요 없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7회 말 관중 난입임 ㅋㅋㅋㅋㅋ 사실 정확히 따지자면 '난입'이 아니고 '강제 소환'에 가깝긴 한데 일단 난 '그 관중들' 옆자리에 있던 사람임. 내가 그래도 항상 홈플 제일 가까운데 자리를 잡는데 그 사람들 하는 이야기 들어보니까 야구 완전 쌩초짜인듯 한데 왜 그렇게 좋은 자리를 잡았나 싶긴 하더라. 암튼 둘 다 다른 선수들 나올 땐 무표정으로 경기만 보더니 최근에 음주 터뜨린 '그 새끼' 나올 때마다 욕을 바가지로 하는거 보고 걍 욕하러 온 사람들인갑다 했지 ㅇㅇ. 그러다가 그 새끼 3번째 타석에서 멍청하게 루킹삼진당하니까 검은 머리..... 그냥 검은 머리를 a, 갈색 머리를 b라고 함. 아무튼 a가 삿대질하면서 ㅈㄴ 비아냥댔음 ㅇㅇ. 뭐라더라? 하이고 고딴 실력으로 아가리만 털었네 내가 쳐도 그거보단 잘 치겠네 어쩌네 하는데 아무튼 그거 듣고 그 새끼가 ㅈㄴ 열받았는지 막 관중석으로 오더니만 소리지르고 욕하다가 답답하면 니가 쳐보던가 시전함. 근뎈ㅋㅋㅋㅋㅋ ㅈㄴ a가 쏘쿨하게 ㅇㅋ 하더니 진짜 그라운드로 담장 넘어서 내려감ㅋㅋㅋㅋㅋㅋ

 

 그 새끼 그거 당황해서 동공 지진나던데 무슨 상황인지는 몰라도 주심이랑 감독이랑 죄다 몰려와서 뭐라뭐라 상의하더니 갑자기 뭔 합의가 됐는지 갑자기 타석에 a가 서더라고? 배트는 대충 그 새끼가 쓰던거 갖다 잡고는 3구만 이벤트성으로 던진다고 안내방송 나오더니 그 뒤로는 너네가 본대로 초구 장외홈런이었다....... 그러곤 바로 짝다리 짚으면서 그 새끼 ㅈㄴ 비웃는데 솔직히 내가 응원하는 팀이긴 해도 속이 다 시원하더랔ㅋㅋㅋㅋㅋㅋ 근데 더 웃긴건 그 다음이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중계 끝나고 나서 있었던거라 모를 수도 있는데 요즘 팀에 분위기 영 어두운거 아는지 경기 끝나고 이벤트성으로 이번엔 투타 바꿔서 해보자고 한거임 ㅇㅇ. 그랬더니 a가 뒤에서 응원봉이나 흔들던 b를 부르더니만 '던지는건 저놈이 잘함' 이러곤 마운드에 b 강제소환됨 ㅋㅋㅋㅋㅋ 결과는? ㅅ발 난 일반인이 시속 160에 환상적인 각도를 보이는 변화구를 던질 수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음........ 결국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팬들한테 그 새끼는 욕만 쳐먹고 들어가더라고?

 

 뒷이야기 들어보니까 가관인데, a는 경찰이고 b는 a 따라서 온 친구라고 함. 둘 다 운동에 고등학생 때까지는 운동하다가 졸업하면서 진로를 잡았다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고 그 새끼 음주 적발한게 a였음. 근데 그 새끼가 하는 말이 자기 없으면 팀 망한다고 ㅋㅋㅋㅋㅋ 자기 팀에 자기만큼 공 칠만한 사람 없다고 ㅈㄴ게 빌었다는데 a가 '너 ㅅ발 다음 경기때 내가 직관간다 못하면 경찰한테 뻥친걸로 알고 가중처벌이다' 소리 하더니 b 억지로 끌고 직관온거라고 ㅋㅋㅋㅋㅋ 그래서 그 새끼 나올 때마다 과연 음주를 넘어가달라고 빌만한 실력이었나 확인하겠답시고 비아냥댄거고, 결국 제 분에 못이긴 그 새끼가 성질 못죽이고 그라운드에 소환한건데........ 음. 아무튼 사건 전말은 이랬음 ㅇㅇ

 

 그래서 구단은 이분들께 적절한 연봉이 적힌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신게 맞죠?

 

 

 

 해당 글은 그 경기를 봤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협회 운영 너튜브에까지 게시되면서 유명세를 탔는데, 많은 사람들이 보다 보니 둘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기게 됐음.

 

 

 - ? 저거 검은머리 타자 관객 예전에 유명했던 근딜러 청명 아님? 검도나 유도같이 검이나 맨몸 스포츠에서 전국체전 싹쓸이하고 올림픽 펜싱 금메달 쓸어담고 20대 초반에 바로 은퇴했던? 옆에 있는거 원딜러인거 보니까 맞는듯?

    ㄴ 뭔 근딜러 원딜러 소리 하고 자빠짐?

    ㄴ 옆자리에 있는 갈색머리 투수가 당보라고, 청명이랑 반대로 양궁이나 사격, 다트같이 거리 두고 하는 스포츠 싹쓸  이한 사람임. 마찬가지로 청명 은퇴했던 올림픽에서 사격 금메달 쓸어담고 은퇴함 ㅇㅇ. 그래서 근거리 최강자 청명+원거리 최강자 당보 두고 대충 근딜러 원딜러라고 불렀음

    ㄴ 청명 : 죽도 = 대충 작대기 = 나무빠따  // 당보 : 다트 = 대충 던지는 거 = 야구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근데 그런 유망주들이 왜 전성기에 은퇴함?

    ㄴ 너무 압도적이라 재미가 없다고 인간들의 놀이에 끼지 않겠노라 선언하셨다....... 는 농담이고, 청명의 경우엔 왼팔에 부상 조짐이 있었는데 재활하면 다시 선수로 뛸 수는 있지만 어차피 할 거 다 해봤다고 그냥 박수칠 때 떠난 격이고, 당보는 그냥 또라이임

    ㄴ 뭔 개소리여

    ㄴ 진짜임 은퇴 인터뷰에서 '저 양반 팔뚝 좀 고치고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하더니만 그 해 수능쳐서 의대감........ 원래 어디 대회만 참가하면 영혼의 반쪽마냥 붙어다녀서 친한 줄은 알고 있었는데 진짜 은퇴도 같이 해버리더라고 ㅇㅇ. 추측으로는 각 분야에서 각자 원탑찍고 있는 찐친인데 청명은 부상당하고 은퇴하고 당보만 선수생활 하기엔 감정적으로 좀 그럴 것 같아서 그냥 같이 내려가줬다는 썰이 있음

    ㄴ 세기의 우정 ㄷㄷ

    ㄴ ㅈㄹㄴ 선수들 연봉이 얼만데 그걸 포기하고 내려감? ㅋㅋㅋㅋ 그냥 거품 꺼질 때 돼서 튀었다고 하셈 ㅋㅋㅋ

    ㄴ 님은 D종합병원 외과의사 소개란이나 한번 훑고 오셈. D사에서 운영하는 병원인거 보면 감 오나? 그거 당보네 집안임.... 돈따윈 안 아쉬움...... 참고로 청명은 H사 CEO네 막내동생이라고 함 ㅇㅇ. 이미 중3때 용돈으로 주식했다가 연봉 확보했다고 하더라.... 진짜 취미로 운동하고 취미로 직장 다니는 분들.......

    ㄴ 그래서 쟤네 영입 언제하냐고 

    ㄴ 너네 아까부터 왜 어르신들께 반말질이냐...... 나도 좀 놀랍긴 한데 보이는건 20대 중반이어도 저분들 선수시절 30년 전이었다...... 50대 중반 어르신들임.......

    ㄴ 아 진짜 ㅈㄹㄴ

    ㄴ 아 ㅋㅋㅋㅋ 50대 중반 어르신이 현역 투수의 공을 장외홈런을 치고, 160짜리 변화구를 던진다구요? ㅈㄹㄴ ㅋㅋㅋㅋㅋㅋㅋ

    ㄴ 응 검색해봐 생년월일 데뷔전 은퇴일 다 나와있어~

 

 

 

 결국 이 둘의 떡밥은 식을 기미 없이 열심히 불타더니만..... 결국 이벤트 경기이자 축제, 올스타전에 시구와 시타로 초청되는 상황까지 오게 됨. 물론 둘은 관심 없어했지만 이미 사고를 거하게 쳐버린 둘인지라 나가서 놀고 오라는 청문의 반협박에 둘은 이벤트이자 이벤트가 아닌 진검승부를 뜬금없이 야구장에서 하게 되어버림. 이말인 즉, 평범한 시구 시타가 아니라 공 10개를 두고 하는 미니게임으로 기획되었지만 '전' 운동선수로서 승부욕에 불을 지피는 진검승부가 되어버렸다는 뜻이었음. 대충 10개의 공을 던져서 선수 평균인 3할 이상을 기록하면 청명의 승리, 그 아래는 당보의 승리이고 만약 홈런이 나온다면 1개당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는 그 때 당보가 보여줬던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비해 청명이 보인 '초구 장외홈런'이 '어쩌다 운 좋게 잘 맞은 타구'로 보였기 때문이었음. 애초에 타율 4할 이상이 드문 때이기도 했으니 얼핏 보면 꽤나 그럴듯한 조건이었으나......

 

 "크게 떠오르고! 좌측 담장! 좌측 담장을- 넘어갑니다! 3구째 홈런!"

 "아- 이거 혹시 억지로 기부시키려고 둘이 짜고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포물선을 그린 홈런이었습니다"

 "이번에도 161을 찍은 스피드건! 이런 공은 프로 선수라도 짜고 칠 정도로 만만하지 않습니다! 특히 마지막 꺾이는 각도를 보면 예술적일 정도로 아래에 뚝 떨어지는데, 아- 청명 타자, 깔끔하게 걷어 올렸습니다!"

 "이런 분이 선수로 타석에 섰다면 대체 뭘 던져야 할까요? 직구, 종 무브, 횡 무브 모두 깔끔하게 구사한 투수 당보 분도 정말 선수로 탐이 날 정도인데, 그 모든 공을 아무렇지도 않게 관중석으로 날려버린 타자 청명 분도 무서울 정도입니다!"

 "거의 홈런 더비를 보는 기분이에요! 아- 말씀하시는 동안 4구째! 바깥쪽으로 느린 공- 쳤습니다!! 4구 연속 홈런! 세상에! 빠른 공과 느린 공 모두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제구력까지 갖췄군요!"

 "하지만 상대가 나빴습니다! 이미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 인터뷰에서 '대충 작대기 하나만 들려주면 된다'고 말했던 청명 시타분과 다르게 '내가 저 양반과 일부러 다른 종목을 고른 데엔 이유가 있다'고 밝혔던 당보 시구였는데, 그 이유가 절절히 밝혀지고 있습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청명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때문에 저 양반이 안하는 종목을 골라서 활동을 했던 것인데, 이미 지고 들어간 상태에서 청명이 없어졌다고 왕 노릇 하는 것도 쪽팔려서 은퇴했다'고 명확히 그 사유를 밝힌 당보는 정말 눈물을 머금고 최선을 다해 '못 칠만한 코스'를 노려 공을 던지고 있었으나, 청명은 바닥에 패대기치는 공조차 냅다 후려갈겨 억지로라도 타구를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르렀음. 결과는 7홈런 9안타 1스트라이크. 당보의 완패였음.

 

 "이벤트전에서 갑작스러운 홈런더비를 보여준 두 어르신들께 박수 부탁드립니다!!"

 

 물론 여전히 이 둘을 '어르신'이라 불러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생소한 나머지 끝끝내 현실을 외면하던 한 네티즌은 눈물의 사과문을 커뮤니티에 올리고야 말았음.

posted by 이드(Reilu_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