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 싶은 장면장면만 떠올리다가 쓰는 글
* 무협 잘 모름 그냥 다른 무협지 내용이랑 주워들은거, 추측으로 휘갈김
1. 청명이에게 호응하는, 십만대산에 묻힌 채 회수되지 못한 수많은 매화검들
다른 무협지 읽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었는데, 다른데선 어검술이니 기공파(??)니 뭐니 하면서 무협(마법)지를 찍는데 비해 화산귀환은 그런 경향이 좀 덜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 막 딴데는 초중반만 돼도 막 신검합일이니 어검술이니 하면서 초능력물 찍던데 여긴 주화입마를 물리내성으로 이겨내는 세계관...... 근데 단장애에서 영단 먹고 흡수할 때 공중에 뜬걸 보면 허공섭물이니 어검술이니 이런게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은데 적어도 화귀 세계관에서 그쯤 되면 상위 1퍼 고수쯤 되지 않을까 싶음
그래서 보고 싶은건..... 십만대산에서 다시 한번 천만와 마주한 청명이. 그 뒤로 도열한 현화산 제자들과 천우맹의 사람들. 최전방, 100년 전과 같은 곳에서 같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된 청명이는 이를 드러내고, 천마는 여전히 무감하게 그들을 바라봄. 청명이가 암매검을 뽑아들자 다른 자들도 각자 무기를 들고서 준비를 하는데...... 땅이 흔들림. 지진처럼 흔들리는게 아니라 땅 표면이 뒤집히는 느낌. 그리고 그 곳에서 수많은 매화검들이 떠올라 청명이 주위로 모여듦.
녹이 슨 검도, 부러진 검도, 이가 나간 검도 있었지만 매화문양만큼은 선명하게 남아있는 검들. 청명이는 하나하나 보면서 말함. 청공, 청현, 청상, 명우....... 검 주인의 도호를 하나하나 다 부르고 난 다음에 고개를 들고 자세를 취함. 청명이 주변의 검들도, 그 주인이 다뤘던 모습 그대로 형태를 취하고..... 마치 100년 전의 전쟁을 재현하는 모습에 송곳니 드러내면서 웃는 청명이. 내가 좀 늦었다. 애송이들 끌고 오느라. 100년이나 지나, 자신들을 처참하게 죽였던 천마를 상대로 다시금 대적하려는 구화산의 잔재들과 그 뒤를 따르는 현화산.....
전투가 끝난 후, 수고했다는 청명이의 말에 따라 기운을 잃고 바닥에 하나둘씩 박히는 매화검들. 꼭 제 주인의 묘비처럼 솟아있는 모습에 결국 울어버리는 청명이.....
2. 사숙 배짱도 좋다 여긴 왜 왔어?
매화검존인 것이 밝혀지고, 천마와의 전쟁도 끝난 뒤, 순리에 따라 등선한 청명이. 그 뒤를 이어 백천을 포함한 화산의 제자들은 청명이가 더는 걱정하지 않도록 더욱 무학에 힘쓰는데..... 자하신공 쪼오오끔 개량해보려다가 주화입마 와버린 백천
몸 뒤틀리는거야 청명표 튼튼한 몸뚱이가 버텨줬지만(주화입마는 물리내성으로^^) 내력 운용은 여전히 청명이 따라갈 사람이 없어서 혼수상태 빠졌는데, 그 사이 백천은 자신이 선계에 왔다는 확신을 함. 왜냐? 화산과 닮은 바위산과 더불어 사방이 만개한 매화로 가득했으니까. 여긴....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뒤에서 정말정말 그리웠지만 어쩐지 목 삐딱하게 꺾이는 소리와는 같이 듣고 싶지 않았던 목소리가 들림. 사숙아 여기서 뭐해?
처, 청명- 뒤를 돌아보니 선계와는 어울리지 않는 야차가 백천을 노려보고 있음. 난 망했다. 그리고 쏟아지는 잔소리. 허어어어 내가 어이가 없어서 시퍼렇게 어린게 벌써부터 선계탐방이야? 현세에 그리도 미련이 없으셨어? 어? 내가 직접 화산에 또 강림해줘야 미련이 법정 머리털만큼이나마 생기시려나?? 이참에 선계 절벽도 함 타보시려고?? 미, 미안하다 청명아 내가 실수로 주화입마가 와서- 주우화아입마아아아?? 대체 얼마나 고강한 무학을 익히셨길래 벌써부터 주화입마가 오셨나요 사수우우욱?? 내가 분명히 은룡이(도위) 아들 볼 확률보다 위험한 무학들 다시 정비해놓고 왔던 것 같은데 대체 구결 하나 제대로 못읽는 그 눈이 문제야 이해 못하는 머리가 문제야 운용 못하는 기혈이 문제야 뭐야? 그나마 몸뚱이는 버틴 모양인데 그건 내가 단련시켰으니까 당연한거고!!
백천은 아무 말도 못함..... 일단 남궁도위가 결혼하고 자식을 보긴 했는데 딸이었.... 아니 그게 아니라 화산에서도 이 정도로 눈 돌아가 있는 청명이는 못말렸음..... 현종 장문인이고 운검이고 다 나서도 못말리는 정도임.... 위험도 10단계 중 9.5단계 이상임.... 이럴 땐 그냥 잘못했다고 비는게 상책인 것을 안 백천이 미안하다고 소리지르면서 돌아갈 방법을 찾는데....
퉁. 청명이가 얄짤없이 동룡이 등짝을 발로 차버림. 끄아아아악!! 화산 못지 않게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을 그대로 떨어지는 백천. 이 망할 사질님아아아아아!! 를 외치면서 의약당에서 깬 백천...... 주변 사람들 근데 깼다고 기뻐하거나 걱정했다고 안부인사 하는게 아니라 백천이 사질님이라고 외친거 하나에만 집중함. 청명이 보셨어요??? 잘 지내고 있대요????
그 뒤로 크게 다치거나 정신 잃었을 때, 삼도천이나 선계를 엿보게 된 화산 제자들의 눈에 쌍심지 켜고 어디 한번 와 보던가 하는 표정을 지으며 암매검 탁탁 두드리는 청명이가 종종 목격되고....... 심지어 남궁이나 당가에서도 가볍게 주화입마 들었다가 꿈에서 매화신선에게 대가리 쳐맞고 돌아왔다는 증언이 나와.....
사실 매화검존 밝혀지고 난 이후에 선조이자 삼대제자 청명으로서 대하기 위해 칭호가 사질님/사제님으로 굳어진 현화산과 사숙아/사고야/사형아 등으로 반말이 같이 붙어버린 청명이에 대한 환상이 좀 있음 ㅇㅇ
3. 백아의 일상
백아 얘... 어디서 잘까. 청명이가 침대나 배게 한구석 내줄 거 같기도 하고 어딜 짐승주제에 사람이랑 같은 자리를 써? 하면서 내칠 것 같기도 하고...... 근데 내쳐지면 옆방 조걸네 가서 배게 하나 쎄벼올듯(조걸: 왜)
아무튼 배게 한구석에서 자고 청명이 일어날 때 같이 일어나는 백아. 그렇게 안보이지만 화산 최고 부지런쟁이 청명이를 따라다녀야 하니 자동으로 부지런해짐. 대충 세안하고 머리 묶고 검 하나 들면 백아는 후다닥 청명이 앞섬으로 들어가겠지. 산 높은 곳이라 새벽엔 추울것임 ㅇㅇ. 털동물 뜨끈뜨끈한 체온 느끼면서 산에 올라가 시작하는 청명이의 일상. 움직이는 동안 품에 있으면 위험하니까 백아 내려주고 수련 시작하면 백아는 그 사이 주변 돌아다니면서 아침밥 하나 잡아먹을듯. 청명이가 정이 들어서 전병조각같은거 챙겨주긴 하는데 어쨌든 처음 데려올 때 밥 알아서 먹으라고 엄포놨으니까..... 토끼나 멧돼지같은거 하나 먹고 샘에서 목까지 축인 다음 핏물 빼고 나서야 청명이 곁으로 다시 오겠지
화산 제자들 공인 '어지간하면 청명이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 백아'라고 했으니 어딜 가든지 백아랑 같이 다닐거 생각하면 귀엽다. 청명이 사숙사형들 훈련시킬 때 발 탁탁 굴려대면서 아 이걸 왜 못하지?? 화내면 백아도 똑같이 옆에서 탁탁 화내고, 현영이 당과 하나 챙겨주면 똑같이 배 으쓱하고..... 점심이나 저녁은 귀찮으면 화산 제자들 밥 훔쳐먹을듯. 이미 전과가 있고..... 청명이도 자기 밥 건드리지 않는 한에서는 그러려니 하고 냅둘 것 같지. 누가 그거 가지고 청명아 백아가 우리 밥 훔쳐먹는데 관리좀;; 하면 아아아아니 사형은 무인이 돼서 담비 하나 못잡고 그러는거야? 사형이 좀만 재빨랐으면 방어했겠지! 키익! 하고 오히려 꼽줄듯
화산에 손님 와서 청명이 볼 때 목덜미에 담비 보고 와! 담비 귀엽다! 만져봐도 돼여?? 하고 물어보면 청명이 뚱하게 '왜 나한테 물어보슈? 애한테 직접 물어봐야지' 하고 대답함. 의외로 백아를 별개 인격체로 대할 것 같긴 하지. 아 물론 만졌다가 손가락 잘리면 자기 탓 아니라고 발뺌할 의도도 좀....
아무튼 훈련 중에는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내력 받아먹고, 평소에는 품에서 몸 비비적대면서 흡수하며 지내는 백아. 저녁 늦은 시간, 모든 일과를 마치고 청명이 씻을 때 같이 옆에서 몸 닦는 백아.... 를 바라보며 저거 사람이라니까 중얼대는 제자들..... 물 털어내고 청명이 근처로 오면 자기 머리 말릴 때 같이 닦아주는 청명이. 또 조걸한테 훔쳐온 베게에 몸 웅크리고 누워, 내일도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꿈을 꾸는 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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