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 교수 청명이 썰

* 보고싶다

* 청....명...아.... 행복...해..라....

* 짧...게.....

 

 

 

1. 유명한 족제비 교수님

 

 화산대 수의학과 교수 청명이. 별명은 족제비 교수. 이유는 1. 귀여운데 2. 성깔 나쁘고 3. 근데 실력은 또 좋은데다가 4. 일반 개, 고양이보다 족제비류 전공이고 5. 목에 족제비 델꼬 다님(??). 특히 기초교육부터 탄탄하게 잘 가르치기로 유명해서 1학년 필수과목임. 해부학 전체적으로 능해서 가끔 생공대 해부학 강의도 함. 은퇴 몇 년 안남았는데 신입생 사이에 끼워둬도 위화감 없음..... 미스테리임...... 필요한 자리에선 정장 입지만 보통은 편한게 좋다고 후드티같은거 걸치고 다녀서 더 그럼.

 

 아무튼 청명이 강의는 그 성깔 속 애정을 눈치채고 끝까지 강의 이수하면 이후 전공과목이 쉬워지는 마법의 강의인데 문제는 자존심 쎈 애들은 험한 말 못견디고 그냥 안나옴. 그리고 출첵에 가차없는 청명이. 결석사유 증빙 못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F처리 들어감. 그래도 F면 재수강 기회라도 있지 가끔 집안 빽 믿고 돈으로 찍어누르려는 싹바가지 없는 애들은 그냥 D임. 한 번은 청명이 싫어한 학생이 목에 족제비가 천연기념물 담비인거 꺠닫고 신고 넣은 적 있는데 청명이 집 찾아가보곤 그냥 포기함. 완전 산 중턱에 마당 탁 트인 주택인데 그냥 냅두면 지 혼자 집에 들어온다고 ㅋㅋㅋㅋㅋ 닭 키운 적 있었는데 닭장 난동피는거 내쫒다가 정든거라고 ㅋㅋㅋㅋㅋㅋ 아니 뭐 지가 좋다는데 어쩔거여.....

 

 생긴것도 젊...은게 아니라 어려보이고, 애들이랑 딱히 격식없이 잘 지내는 편이라 현 1학년 학부생 애들 사이에 껴서 입학식 장난친 적 있음. 청명이 뒤에 서 있던 조걸은 후드티 모자에서 백아 튀어나오는거 보고 'ㅅ발 수의학과 애들은 원래 애완동물 하나씩 델꼬다니나??' 하고 의문 가진 적 있음. 신입생 환영회에서 다들 자기소개할 떄 맨 마지막에 

 

 기초해부학 교수 청명이다.

 .....??

 수강신청 하지 마라. 귀찮다.

 

 그러고 술병 하나 챙겨서 가버림. 다들 선배들한테 자기들이 들은게 맞냐고 물어보는데 고개 끄덕이면서 저 교수님 수업 들을 수 있으면 무조건 들으라고. 4학년 수석도 자기가 원래 2학년 떄까지는 그냥저냥 평범했는데 뒤늦게 기초수업 듣고 따라잡은거라고 성능 보증함. 그래서 청명이의 이번 학기 수업도 정원이 미어터지다 못해 도강생들로 넘쳐나게 되는데......

 

 청명이 성격에 말이 곱게 안튀어나가서 그렇지(온갖 고문을 다 하고 죽일 생각이냐 빨리 편하게 해주지 못해?? 너네도 똑같이 함 해봐?? 하고 쥐 안락사 시켜줌) 수업 끝까지 잘 견디면 기준치 꽉꽉 맞춰서 학점은 꽤 후하게 줌. 과제 피드백도 조교 안시키고 자기가 다 하고. 반항적이거나 수업태도 불량하거나 마음가짐 글러먹은 애들한테는 가차없지만.

 

 

 

 

2. 우리 구면이지 않나, 후배?

 

 원래 의대 노리고 공부하다가 법의학 하고 싶다고 집안이랑 싸움나서 지원 끊긴 백천. 몇 년 휴학하면서 학비 벌고 법의학쪽으로 입학했었는데 처음에는 좀 반짝했지만 학비+공부 병행도 힘들고 1학년 때 기초과목 수강신청 실패해서 학년 올라가면서 점점 뒤처지기 시작함. 그래서 이번에 복학하는 김에 기초수업 들으려고 하던 중 클릭질 잘못해서 수의학쪽 기초해부학 신청해버림...... 뒤늦게 깨달았지만 이미 수강신청 기간은 지났으며..... 놀랍게도 몇몇 동기들이 그냥 그거 들으라고 추천해줌. 전공 학점으로는 인정 안되지만 해부학 기초 쌓는 데에는 그만한 수업도 없다고. 그래서 백천은 어쩔 수 없이 강의를 듣기로 함

 

 백천은 청명이에 대해 몰랐는데, 이유는 백천 입학할 때는 청명이 안식년이라서 청명이가 학교에 없었고, 청명이 복귀했을 때는 백천이 학비 번다고 휴학했었음. 문제는 학기 초 수의학과 신입생 환영회 떄 그 뒷자리에서 복학생 개강파티 하고 있었는데, 청명이가 자기소개 하는거 못들음. 수의학과 해부학 강의 어케 듣냐 하면서 잠시 바람 좀 쐴 겸 나왔는데, 마침 술병 가지고 나오던 청명이랑 마주침. 그리고 좀 취함+집안문제 스트레스+복학 스트레스 쌓인거 때문에 청명이랑 좀 시비 비스무리한거 걸었는데, 청명이는 일단 어른이고 교수라서(.....) ㅇㅇ 취했으면 그냥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 이러고 옴. 백천은 심하게 취한건 아니라서 당연히 다 기억하고 있었고, 언젠가 만나면 선배 우습게 보는 후배한테 위엄을 보여주겠다-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었음

 

 그리고 수의학과 기초해부학 첫 시간. 오리엔테이션만 듣고 진짜 들을지 말지 결정하겠다고 젤 앞자리에 앉아있던 백천은 앞문으로 들어오는 청명이를 발견하고 성큼성큼 걸어가

 

 우리 구면이지 않나, 후배?

 

 하고 말을 걸어버림. 뒤에서 백천이랑 친분이 있던 수의학과 신입생 조걸이랑 윤종이 서둘러 '선배!! 그냥 앉아요!!' 하고 눈치를 줘보지만 눈치 밥말아먹은 백천...... 마침 청명이 후드에서 백아가 뀨 하고 고개 내밀고, 그걸 본 백천은 며칠 전 걸이 윤종하고 술마시면서 나온 '기초해부학 족제비 교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리는데....

 

 음음. 어쩐지. 타과인데다 2학년 2학기 학생이 하나 껴있다더니만, 그게 너였구나? 동룡아.

 어, 어??

 첫날부터 D 받고 싶지 않으면 앉아라. 모르고 한 짓이니까 한 번은 봐준다.

 

 아니... 이렇게 어려 보인다는 말은 없었잖아...... 온갖 쪽은 다 팔린 백천. 그냥 수강 포기할 생각으로 있었는데 첫날부터 수업 들어가는 청명이...... 다들 야유하는데 '내가 그러니까 수강신청 하지 말랬잖아!! 이거 오늘부터 진도 안나가면 너네 다음 학기에 심화과정 못들어간다고!!' 하면서 기어이 첫 챕터 끝냄. 그리고 백천은....

 

 이, 이건 들어야 해.....!!

 

 청명이의 기초해부학 강의의 위대함을 몸소 깨닫고 마는데.....

 

 

 

 

 

3. 엥? 파충류 전공 수의학과 교수님 아니셨어요?

 

 파충류... 특히 도마뱀하고 뱀 좋아하고, 청명이 닮았다는 이유로 아머드 스킨크 키우다 보니까(청명 : ? 누가 뭘 닮아?) 파충류쪽에 지식이 좀 있는 당보. 근데 화산대 의대 교수임...... 원래 사천당가 기업에서 운영하는 대형병원 외과의였는데, 청명이가 대학교수 한다는 소리 듣고 자기도 쫄쫄 따라와서 자리 따냄. 잘생기고 청명이보단 성격이 좀 유해(보여)서 인기 좋음. 청명이 못지 않은 동안이라 청명이랑 같이 있으면 친한 선후배 사이인 줄 아는데 사실 청명이가 연상이고 둘 다 은퇴 몇 년 안남았다고 하는게 화산대 최고 미스테리......

 

 의대 교수인데 이상하게 수의학과 건물에 자주 출몰함. 특히 청명 교수님 교수실에서 나오는 모습 자주 포착됨. 가끔 1층 로비에 있는 탁구대에서 청명이랑 영혼의 맞다이 뜨는 경우 있음. 근데 대부분 짐....... 보통은 술내기라서 저녁에 근처 돌아다니다 보면 둘이 술 마시고 있음...... 종종 종목 바꿔서 볼링장, 당구장 등에서 둘이 뭔가 내기하고 있는거 자주 보임. 근데 십중팔구는 당보가 짐;;

 

 사실 둘이 중학생 때부터 좀 유명했음..... 온갖 사고를 다 치고 다니는데 그게 또 정도는 안넘고, 공부는 또 잘해서 뭐라 혼내기도 애매한 포지션..... 그러다가 기어이 청명이 대학교 2학년, 당보 1학년 때 전설을 찍게 되는데, 당시 화산대 애들 몇명이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고 동기생이 당했다는 소식에 눈 뒤집힌 청명이와 당보가 그 범인들을 찾아서 족쳤는데, 그럼에도 분이 안풀린 청명이가 폭주해서 그 배후까지 파고들어 결국 국내 불법 약물 거래조직 하나를 뒤엎어버림...... 40년 지난 지금은 그냥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긴데, 그 당사자가 아직 학교에서 교수하고 있는거 아는 사람은 몇 없음.....

 

 가끔 애들이 당보 커리어 보고 왜 금수저+유명 외과의 안하시고 교수로 들어왔냐고 물어보면 청명이 따라왔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음. 하루는 조교가 당보 사무실에 있는 아머드 스킨크 보면서 당보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형님 닮았다'는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물어보는데

 

 귀엽잖아

 ..... 네?

 생긴건 무슨 용처럼 용맹하고 강인하게 생겼는데, 의외로 속이 여린 것도 닮았고.....

 ...... 네????

 

 조교는 얼마 전 신입생들에게 껄떡대는 소림대 학생들에게 친히 헥토파스칼 킥을 날리며 하악질하던 청명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하하 대체 뭐라는거지 당보 교수님은' 이라는 말을 억지로 속으로 삼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