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 짧짜리 짧짧
* 자투리 썰 모음
* 당청....이 있을까?
* 구화산 베이스
1. 하늘이 부르고 있어
ㅁ도전생기 이ㅊ상 느낌으로...... 구화산IF든 현화산IF든 무사히 전쟁을 마치고 화산으로 돌아온 청명이가 어느날부터 하늘을 빤히 바라보면서 자꾸 전각 지붕에 앉아있음. 물론 문은 발로 차고 예의는 쌈싸먹고 다닌 청명이가 지붕에 올라 술마시면서 혼잣말 하는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긴 한데 느낌이 영 쎄하다며 수근거리는 화산 사람들....... 술을 가지고 오르는 것도 아니고 아침부터 밤까지, 누가 부르지 않으면 식사도 거르고 하루종일 하늘만 빤히 바라보고 있음. 다들 전쟁이 끝나서 한숨 돌리느라 그런거라고, 겨우겨우 쉬는 날을 받아 나름대로 휴식을 취하는 거라고 스스로에게 변명하는데 하루는 어느 전각에도 보이질 않아서 찾았더니 옆의 산봉우리에 올라가있음. 왜 여기까지 올라왔느냐 물어보아도 눈만 깜빡이다가
엥? 나 왜 여기에 있어?
하고 오히려 본인이 놀람. 그제서야 다들 뭔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닫게 되는 그런 이야기
구화산이라면 그래도 등선(= 자연사 포장한 말)에 가까워진 장로들이 죽기 전에 보이는 모습같다며, 긴 전쟁과 혼란한 속세를 떠나 안식을 찾으러 가겠거니 하면서 청명이를 배려해줄 듯. 그래도 평생 말코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려나 했더니 원시천존께선 그래도 저 아이를 검이 아니라 인간으로 보시고, 손에 묻힌 피보다 그 손으로 구해낸 삶의 무게를 더 무겁게 쳐주시어 하늘로 끌어올리려 하시는구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고는 청문을 필두로 한 청자배들은 청명이 좋아하는 것들을 잔득 깔아두고서 청명이를 기다려줌. 하루종일 산 꼭대기에서 하늘만을 바라보던 청명이는 퍼뜩 연무장으로 뛰어내려와 그 앞에서 저를 위해 준비한 것들을 잔뜩 즐기고, 웃고, 사형제들과 부대끼다가....... 그들을 향해 큰 절을 올리고 뒤를 돌아 다시 산으로 올라가버림. 그리고 다음날 해가 뜨는 무렵, 청명을 찾으러 간 아해들이 고하기를 매화검 하나만이 바위 위에 남겨져 있었노라고......
현화산이면 오히려 난리가 남. 등선인가? 싶지만 현 화산에서 제일 어린 놈이, 아무리 그 무위가 극의에 달하고 세운 업적이 절대 적지 않다지만 그렇다 하여 서른 해도 살지 못한 아이가 속세를 떠나 등선을 한다고? 원시천존 제정신이신?? 덕분에 청명이 멍때릴 때마다 꼭꼭 이름 불러서 내려오게 하고, 백아한테 감시 잘 하라고 신신당부하고, 장로들은 미안해하면서도 자꾸 자잘한 일거리를 주면서 붙잡아두려고 함. 그러나 날이 갈수록 불러도 금방금방 대답하지 못하고 한참 멍때리다가 어? 하고 반응한다던가, 지붕이 아니고 절벽 위로 올라가 있다던가 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지자 결국 백천이 물어봄. 하늘에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그리 바라만 보고 있느냐. 아직 네 두 다리가 땅에 붙어있으며 이미 남들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서 있을진데, 왜 저 아래가 아닌 더 높은 곳을 향하려 하느냐. 그에 하늘을 올려다보던 청명이 고개를 내려 백천과 그 뒤의 아이들을 바라보는데,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에 다들 위화감을 느낌.
하늘이 부르고 있어.
청명아-
보내줘.
원래 올랐어야 하는 길, 조금 늦어졌을 뿐이라고,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지만 결국 하나둘씩 청명과의 이별을 준비함. 청명이 자리에 없을 떄마다 그를 찾는 제자들이 하나둘씩 줄어들고, 청명은 이제 만족하며 등선을 준비하기 위해 화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오름.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끝마쳤으니, 진정 흘러가야 하는 길을 따라 가겠노라 생각하며 사라져버리고...... 그 모습을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화산의 제자들은 청명이 떠났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곤 결국 흐느끼는 그런거.
2. 강한 검존(?)
ㅇ튭에서 강한 햄스터(???) 영상 보고 떠오른건데..... 어쩌다가..... 그러니까 진짜 그럴 일 없을 것 같긴한데 아무튼 온갖 악재가 겹치고 겹쳐서 매화검존 배떄지.....가 아니고 복근 사이로 화살촉 하나가 푹 박힘. 아니 사실 매화검존이 화살 맞으려면 상대가 마교쯤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긴 한데 개그썰이라..... 마교가 나오면 너무 시리어스하니까 전날 과음에 당보 장난질에 양민 인질에 어쩌구저쩌구 다 합쳐진 기적같은 화살! 이란 느낌으로
아무튼 푹 박힌거 잘못 뽑으면 상처 터지니까 움직이는데 걸리적거리지나 않게 화살대만 좀 부러뜨려놓고 화살 박은 놈 족친 이후에 당보랑 같이 화산으로 총총 걸어서 돌아옴. 당보 그 떄 딴곳 보고 있어서 화살 박힌거 모름...... 아무튼 어찌어찌 화산 올라서 장문인한테 인사 하고 도사형님 방으로 가려는데...... 청명이 방으로 안가고 웬일로 의약당(!)에 감. 어라? 뭐지? 의약당에 맡겨둔거 있었나? 하고 있었는데......
뽑아봐
하고 의약당주 앞에서 도포 딱 벗자마자 보이는..... 복근 사이 화살촉 하나........ 당보 눈 코앞까지 튀어나와서는 아이고 이미친 말코도사야 배때지에 화살이 박혔는데 등산을 하고 자빠졌네!! 바로 의원모드 들어감. 아 씨 시끄러 그래서 이번엔 얌전히 의약당 왔잖아 궁시렁해도 소리가 워낙 컸던 터라 청문 귀에까지 들어감...... 아이고 이 망둥아 한숨 푹 내쉬면서 그래도 외과적인 부분은 의약당주보다 당보가 더 나을거라 생각해 당보한테 맡김. 당보는 화살 박힌 깊이나 화살촉의 모양을 가늠해보더니 품에서 잘 벼려진 비도를 꺼내 끓는 물에 담그고는-
쨰야겠는데요
....... 엉?
그냥 뽑으면 상처가 더 벌어질 뿐더러 내장까지 딸려나오겠소. 게다가 이 모양새로는 봉합도 어렵고, 차라리 깨끗하게 째고 혹여 남아있을 잔여물까지 긁어낸 뒤 모양 따라 봉합하는게 회복도 빠르고 흉도 덜 질겁니다.
아니 뭔 흉터걱정을-
사내새끼가 몸에 흉 좀 남는게 뭐 어떻냐고 하려다가 청문이 매일 밤 상처 쓸면서 아이고 이 망둥아 하며 한탄했던 기억을 떠올린 검존은 그냥 입 다묾. 어쩄든 방법도 정해졌고 수술 동의(?)도 했겠다, 빨랑 시작하자고 하는거 깨끗하게 무시한 의약당 사람들은 서둘러 약재를 달이고 끓는 물을 한가득 채우며 온갖 도구들을 소독함. 깨끗하지 못한 도구는 상처를 곪게 만드는 원인이라나 뭐라나. 그러면서 척 봐도 '나 맛없소'를 몸소 외치는 탕약 하나가 들이밀어지는데......
이게 뭐냐?
마취용 탕약입니다. 화살촉이 꽤 커서 생각보다 많이 째야 할 것 같은데, 맨정신으로는 힘들테니 마시고 푹 주무시죠. 일어나면 이 당보의 완벽한 봉합 결과를 구경하게 해 주겠소
약재 아깝게 뭔-
청명아. 마셔라.
뉑, 장문인
그래도 장문인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당보 의견을 적극 수렴해 감초 함유율 0%를 자랑하는 탕약을 잔뜩 노려보다 결국 냅다 드링킹한 검존. 일부러 검존 신체능력 생각해서 평소의 5배는 진하게 탔는데 덕분에 좀 지나서 정신이 몽롱해지는게 느껴짐. 손끝부터 저릿한게 감각이 무뎌지고, 소리가 느리고 멀게 들리고, 몸이 제 뜻대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사고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질 않음. 휘청거리는 검존의 몸을 의약당 사람들이 받쳐들고 암존이 수술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뉘이고 있는데....... 갑자기 눈 희번뜩 뜨면서 벌떡 일어나 소리지르는 검존
시이이이이바아아아 어딜 감히 탕약따위가 신성한 도사의 육신과 정신에 불순물을 끼얹으려고 해!
아 좀 자라고 그냥!!!
순식간에 날아간 탕약의 기운과........ 혹여나 다칠까봐 피부까지 들이댔던 비도 냅다 숨기는 당보와...... 고작 누워있다가 일어난 것 뿐인데 그 충격의 여파로 넘어진 의약당 사람들과....... 무인이 제 한몸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다는 쪽팔림(???)에 씩씩대는 청명이....... 저 뒤에서 청문은 한숨만 내쉬고, 청진은 서둘러 탕약을 더 끓여오라 하는데 검존은 결국 장문인 명령에 몇 번 탕약을 더 마시게 됨. 문제는 좀 몽롱하게 잠드나? 싶으면 다시 눈 번떡 뜨고, 휘청거리면서 쓰러지나? 싶으면 바로 낙법 취하면서 눈뜸....... 이건 뭐 정신을 잃으면 안된다는 본능에 가까운데요....... 결국 탕약의 맛없음에 내력이 제멋대로 탕약의 기운을 밀어내 내성이 생기는 지경까지 이르르자 당보는 슬쩍 장문인에게 가서 말하길
...... 그냥 생으로 쨀까요?
거 째는 김에 침 몇 개만 찔러주쇼. 그래야 다시는 안 다쳐서 오지......
결국 온 화산 사람들이 달라붙어 검존의 발버둥을 막는 동안 슥삭슥삭 살 쨰고 화살쪽 뺀 뒤 쇠독까지 죄다 긁어내는데 성공한 암존. 봉합하려고 바늘로 살 뚫을 떄마다 힘주는 검존의 상처를 냅다 후려치면서 '힘 뺴라고! 여기서 더 힘주면 내장 쏟아진다고!!' 역정내는 의원 당보 이야기
3. 화산에 시체가 떨어졌다
처음 보는 아이. 하지만 아무리 봐도 화산의 도복을 입고 있는, 거진 걸레짝이 다 된, 20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이가 갑작스레 연무장 중간에 나타남. 현재 화산에서 제일 오래 살았던 청명도, 가장 최근에 밖에서 들어온 현자배 막내도 모르는 얼굴이었음. 하지만 그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보통보다 더 질이 좋아보이긴 했지만 매화검이었고, 희미하게 느껴지는 내력 또한 맑은 자연의 기운을 담고 있었기에 그 누구도 아해가 화산을 사칭한다 말하지는 못했음
아이, 그러니까 앞으로 20번정도 숨을 더 내쉬면 죽어버리게 생긴 아이는 자신을 둘러싼 이들을 하나씩 훑다가 문득 검존에게서 시선을 멈춤. 그리곤 제 손을 한 번, 다시 그를 한번 보다가....... 마지막 기운을 짜내 매화검, 암향매화검을 검존에게 내밈. 다들 왜 이 아이가 그리하는지 몰랐음. 왜 갑자기 이런 곳에, 누구에게 당해 이렇게 나타났는지도 몰랐으나 검존은 그 검을 받아들었고....... 그 아이, 다른 세계의 청명의 기억을 보게 됨
한 번 실패했던 검존으로서의 삶. 100년 뒤 갑작스레 얻은 기회. 그리고 최선을 다해 이끌어낸 승리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내지 못한 자기 자신의 생. 천마를 잡고 화산을 지켜냈다는 목적을 이루었으면서 과거의 사형제들에게도 그리 해주고 싶었다는 후회와 욕망. 검존은 그 갑작스러운 기억의 파도와 감정을 한참이나 갈무리하다가 말함
알았다
그제서야 안심한 듯 희미하게 웃고서 눈을 감은 화산검협. 다들 어찌해야 할지 몰라할 떄 검존은 또 다른 자신을 안아들고서 폐관을 선언함. 몇 년이 걸릴 것이라는 말과 함께.
그러던 폐관 3개월 째 되던 날, 수련에 부족함이 없을지 주변을 살피러 간 청문은 매화동에 난 작은 개구멍과 비어있는 동굴을 발견하고야 마는데.........
4. 반로환동 당했다
말 그대로 '당함'. 예전에도 반로환동 한 적 있었는데, 이게 적당히 젊은,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는게 아니고 10대 소년으로 돌아가버리는 바람에 한참 놀림받은 기억이 있었던 청명이. 덕분에 주루에서 어린 아이는 안받는다며 내쳐진 설움과 청진이의 '어린 사형' 놀림을 곱씹으며 깨달음을 얻더라도 함부로 환골탈태를 하거나 반로환동하지 않도록 잘 컨트롤하고 있었는데, 천마를 잡고 얻은 깨달음+몸이 상처를 치유하기에 가장 적절한 상태로 변화하는게 합쳐져서 3일만에 눈 떠보니 반로환동 당했음. 원래 30대 초반 외모 유지하다가 반로환동당하니까 10대로 돌아갔다는 설정으로 ㅇㅇ
아무튼 키도 작아지고 손발도 짧아지고 더해서 천마와의 결전에서 얻은 후유증으로 다리 절뚝거리면서 화산을 뽈뽈 돌아다니니 아주 화산의 아픈 손가락임. 청문은 저 어린 것(82세)에게 계속해서 가장 힘든 전장으로 내돌리고 살육을 시킨 것에 대한 죄책감이 커서 아주 업고 다닐 기세고, 청진은 정말 오랜만에 '아 맞다 저 사형 나보다 어렸지?' 싶어서 은근슬쩍 당과도 더 많이 쌓아두고........ 그러다가 겨우겨우 병상 털고 일어나자마자 웃음 터진 당보. 아이고 형님, 왜 이리도 어려지셨소! 천마가 죽고 양민들이 말하길 새 세상이 열렸다 하지만, 새 몸으로 살기로 하신게요??
어쨌든 청명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 마음껏 밖을 유람하라고 허락해준 청문. 문제는 이 몸으로 돌아다녀봤자 귀찮은 일만 잔뜩 생길거라서...... 기본적으로 대문파의 어린 제자가 혼자 돌아다니면 시비가 자주 걸리는데다 쓸데없이 접근하는 이들도 많고, 지금 화산은 내부 정비중이라 이렇게 어린 제자를 받지도 않았는데 배분이 어찌 되느냐 물으면 일일이 변명하기도 귀찮고,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하자니 쪽팔리는건 둘째치고 검존의 위엄이 깎여나가 화산에도 악영향.... 일거고? 마지막은 좀 애매하긴 했지만 아무튼 몸이 좀 성장한 뒤에나 나가려고 했었는데
무슨 걱정이십니까. 이 당보가 함께 있을텐데!
형님 유람나가면 나도 따라갈랍니다! 시간과 장소만 정하쇼! 라 선언한 당보 덕분에 두 지존은 '은퇴 후 검존의 부탁을 받아 보호자를 자청하는 암존'과 '검존의 유일한 직계제자 명명(명자배의 명이라 명명)'이라는 역할극을 하며 느긋하게 중원을 돌아다니는 이야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