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 전지적 청명른 시점의 무언가
* 천청 당청 일단 있을건 있음
* 인외청명이라던지 ㅇㅅ썰 있음 주의
* 본편이 매워지기 전에 빨리 써야 할 것 같아서 씀
1. 에픽ㅅ븐 2챕 ㅅㅌ라제ㅅ와 로앤ㄴ 엔딩 느낌의 천마청명이 보고 싶었을 뿐
아주 먼 옛날..... 아직 천마가 천마로서의 자각이 없었던 평화로운 시절 청명이와 아웅다웅하며 살고 있었음. 대충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으로서...... 당시에는 둘 다 실력이 비등비등했고 그만큼 남들이 접근하지 못할 높은 경지에 이르러 잘만 살고 있었음. 하지만 천마는 천하에 '마'를 퍼뜨려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고, 청명이랑 함께 하는게 행복했기에 그에 저항해봤지만 정신이 마에 침식당하면서 점점 자아를 잃고 미치기 시작함. 결국 천마가 날뛰기 시작하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난세가 닥치고, 천마를 신으로 숭상하는 자들이 생겨나고.....
그걸 결국 보다못해 목숨 던져서 막아선 것이 청명이. 청명이는 특별한 운명을 타고나지 않았음. 말 그대로 진짜 무학에 대한 재능 딱 하나만 타고난 사람이고, 그냥 천마의 그 암울한 운명이 닥치기 전까지 외롭지 않았으면 했던 신들의 안배일 뿐이었음. 하지만 말 그대로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천마를 친우로서 받아들인 청명이는, 천마가 처음 폭주했을 때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을 밀치고 멀리 떨어져버린 그를 내버려둘 수 없었음. 기어이 원시천존에게서 천마의 운명에 대해 듣기도 했었고. 그리하여 유일하게 천마에 비견될 수 있었던 인간인 청명이는 천마와 동귀어진하는 데에 성공함. 마지막 순간 정신이 온전히 돌아온 천마는 자신의 손에 꿰뚫려 죽어가는 청명이를 보고 저가 한 짓에 대해 절규하는데, 청명이는 담담하게 웃으면서
정신 좀 차렸냐, 망할 새끼야.
하고는 숨을 거둠. 천마는 청명이의 시체를 들고 오열하지만 그조차도 청명이의 검에 의해 결국 생을 다 하고 말았고.
천마는 다음 생에서 기억을 가지고 태어남. 온전한 기억은 아니고 듬성듬성 비어있는 부분이 많지만, 그 빈 부분을 '마'가 침식하면서 무감해진 탓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함. 천마가 가진 기억은 첫 생에서 마도천하를 이루지 못했던 원인에 대한 것들이었음. 즉 그 기억을 바탕으로 천마는 제 목적에 걸맞는, 더 나은 선택을 하고 그만큼 마교의 기세는 커져만 감. 그러던 중에도 천마는 비어있는 기억 중 계속 자신을 괴롭히는 무언가를 떠올리려고 하는데, 결국 그 빈곳을 떠올린 것은 청명이의 환생을 마주했을 때였음. 천마는 순간적으로 몰아치는 그 죄책감에 힘겨워하면서 청명이에게 사과하려고 하는데...
청명이는 기억이 없음. 당연한 것이, 청명이는 말 그대로 평범한 인간임. 천마를 막아냈다는, 평범한 인간에겐 과한 공을 세웠기에 또 한번의 삶이 주어졌을 뿐임. 그런 청명이에게 마교의 수장이자 신을 자처하는 천마는 그저 공포의 대상일 뿐. 심지어 나이차도 좀 있어서 청명이는 그저 작은 약소문파의 삼대제자였음. 물론 그 재능이 어디 가지는 않아서 약소문파.... 그러니까 화산파라는 이름을 가지고 화산에 자리잡은 도교 문파에서 용이 나왔다는 소문의 원흉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 나이에 비해 아득한 무위를 지니고 있단 소리지, 역사 깊은 문파들의 장로급과 비벼보기엔 조금 역부족인 그런 수준의 무위. 그러나 천마는 청명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에게 제 목을 내어줌. 청명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왜 그가 자신에게 죽으려 들었는지 의문을 접어두고 그를 베었고
그 이후로 환생할 때마다 천마는 청명이를 찾아다녔음. 청명이는 화산파에 있을 떄도 있었지만 가끔은 그냥 평범한 민가에서 태어났을 때도 있었고, 오랜 시간동안 태어나질 않아 천마가 기다린 적도 있었음. 천마는 언제나 청명이에게 제 목숨을 내어주길 주저하지 않았고, 환생하고서 시간이 오래 지나면 또 '마'가 정신을 침식하기에 최대한 빨리 청명이에게 죽고자 했음. 그래서 수도 없이 많은 생을 살았지만 정작 마교전쟁이 일어난 적은 손에 꼽았음. 그러던 어느 생, 청명이가 매화검존이라는 별호를 얻은 그 생에서 천마는 기어이 미쳐버리고 맘
하나는 청명이가 화산에 애착을 크게 가져서 화산 밖으로 나돌아다니지 않았던 것. 덕분에 천마는 청명이를 만날 기회를 놓침. 또 하나는 그 많은 생에서 청명이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했던 것과 저는 청명이 하나만 바라보고 환생을 반복하는데 청명이는 새 삶에서 항상 또다른 새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을 버티지 못한 것. 청명이에게 품었던 그 애착과 죄책감은 온전하게 애증이 되었고, 그렇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기껏해야 80년 남짓 만난 짧은 가족의 죽음에 대해서만 분노하는 청명이를 저주함. 청명이는 행복한 삶에 빠져 과거 천마와 비등했던 무위는 오히려 약해진 상태였고, 그렇게 청명이가 사랑했던 사람들을 죽이고 나서야 청명이에게 또 삶을 내어주는 천마.
내 속죄를 받아주지도, 나를 기억해주지도 못할거라면 나와 함께 지옥에 빠져 줘
그런 마음으로 청명이에게 저와 같은 윤회의 저주를 걸어버린 천마. 그 결과 청명이는 매화검존때의 기억을 가지고 초삼이의 몸에서 깨고 말았고, 천마의 소원대로 자신을 기억하는 첫 청명이가 됨. 그러나 천마 또한 이번이 마지막 생이었음. 천마는 천하를 '마'로 물들일 운명을 타고 났지만, 그를 이루지 못하면 그동안 모든 생을 통틀어 쌓아온 죄악을 씻기 위한 속죄를 해야만 했음. 그리고 이번 생이 마지막 기회였던 것이고.
그리고 결과는...... 청명이를 결국 죽이지 못하고 또 목숨을 내어주고 만 천마. 하지만 청명이는 달뢰라마와의 만남과 원시천존의 안배에 의해 그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상태였음. 자신은 고작 한 번의 생에도 이리 그리움에 사무치는 것을 몇 백년 혹은 몇 천년동안 반복해 오면서도 끝끝내 자신을 버리지 못한 천마를...... 본인의 첫 친우를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었던 청명이는 천마의 속죄에 함께 하기로 함
다시 첫 생으로 되돌아온 천마. 열살정도 먹은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벌판에 홀로 남겨진 천마는 그 오랜 시간동안 천마로서 해왔던 일들을 모두 잊었음. 다만 그 죄악이 역으로 돌아와 어딜 가던지 재앙을 몰고온다는 사실만 알고 있음. 애초에 그 시기에 부모 없는 어린아이가 대체 뭘 할 수 있겠음. 그렇게 자신이 무얼 해야 하는지, 어찌 해야 하는지 모르고 겁에 질린 천마의 옆에 어느순간 나타난 청명이. 일단은 근처 마을로 가보자고. 가서 마음에 들면 정착을 하고, 그러지 않는다면 물건만 사고 또 다른 곳으로 떠나보고, 그렇게 살아보자고. 그에 대해 천마는 자신은 재앙을 불러오니 무슨 일을 벌일지 무섭다고 말하는데
그럼 내 손 잡고 가자. 그럼 덜 무서울거야.
이번엔 마지막까지 같이 있어 줄게. 그렇게 둘은 첫 번째 생에서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마주하러 천천히 나아가는 그런 엔딩
2. 저 연못에는 인어가 산다고들 했지
당가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중 하나. 적어도 100년은 더 된 이야기라면서 당군악은 말함. 마교전쟁이 일어나기 전 연못에서는 인어가 살았는데, 당가의 한 사람과 친우의 연을 맺고 그가 있을 떄에만 가끔 모습을 드러냈다고. 물론 아무도 안믿음..... 연못이 그렇게 큰 크기도 아니고(일반 정원에 있는 그런 크기는 아니지만 호수보단 작음) 저 장강에서도 깊은 곳에서만 산다고 알려진 인어가 왜 이런곳에 홀로 떨어져 있었겠음..... 하지만 당군악은 당가 최고 어르신인 당조평이 직접 말해준 이야기라 하고.... 그 당조평 어르신 요즘 오락가락 하신다면서요....
물론 그 이야기를 듣는 청명이는.... 매우 떨떠름했다..... 그거 나거든
100년 전에는 인어로 태어났던 청명이. 대체 인어랑은 연관이 전혀 없는 산꼭대기에 버려진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랐지만, 아무튼 어쩌다보니 산에서 자란 인어...... 그걸 깨닫게 된 계기가 참 황당한데, 애 목욕시킨다고 따순물 받아두고 앉혀놨다가 장문인이 부른답시고 자리 비웠던 청문..... 뭔지도 모르고 점점 가라앉는 청명이..... 여러분 어린아이한테는 시선 떼는거 아닙니다 아무튼 이게 아니라 갑자기 청명이가 생각나서 급하게 돌아온 청문의 눈에 무지개빛으로 빛나는 지느러미가 들어옴.
그 뒤로 여름만 되면 산 위라서 시원한데도 축축 늘어지는 청명이. 화산 안쪽 샘에서 수영하고 다니는게 낙이고, 청문은 그래도 네가 인어니까 강쪽으로 가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봤다가 애 울어재껴서 달래느라 애 좀 먹었음. 아무튼 희귀하기 짝이 없는 인어 + 온갖 낭설 때문에 정체 들키면 곤란하다고 입단속 잘 하는 화산 사람들. 그 낭설이라는게...... 인어고기를 먹으면 불로장생한다던가 인어가 울면 눈물이 보석이 된다던가 인어의 노랫소리를 들으면 홀린다던가 하는 그런것들이라..... 그런거 없음 그냥 다리가 지느러미와 인간다리 와리가리하는거랑 물 속에서 숨 오래 참는거 빼곤 아무것도 없음.....
아무튼 산 위에서 내려갈 생각을 안하니 누가 매화검존을 인어라고 생각하겠음. 그러다 화산 밖에서 처음으로 청명이를 알게 된 사람이 당보. 이유는 별거 없고 장강 너머에서 약올리는 수적들한테 눈돌아간 청명이가 당보 있는것도 잊어버리고..... 수상비도 잊어버리고.... 그냥 옷 벗고 뛰어들어서 몸통박치기로 족쳤거든...... 허으메야 형님, 도사형님 인어셨수? 근데 왜 산에 사시지??
아무튼 그 뒤로 당가에 올 때마다 자기 전각 밖에 있는 연못에서 마음껏 수영하라고 내준 당보. 가끔 식솔들이 수발 들러 오면 수영하던 청명이는 숨어버리고, 식솔들 보기엔 당보가 연못에 대고 대화하는 꼴이라..... 어쩌면 인어가 살지 않을까? 하는 헛소문이 퍼졌고.... 헛소문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그렇게 당가에 내려오는 전설이 되어버린 청명이
당군악이 안믿고 쎄한 눈으로 바라보는 오검일권(+소소)에게 이게 그 증거라면 내놓은 것은..... 작은 함에 고이 보관된 비늘 하나. 투명하면서도 햇빛을 받으면 무지개빛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것이 귀한 물건은 맞는 것 같은데.... 당보 이새기가 언제??? 눈 부릅뜨는 청명.
넌 내 비늘 가지고 있었으면서, 나한테는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고 떠났느냐. 그런 생각이나 하고...
3. 전쟁 후 인식이 안되는 청명이
정확히는 사람들에게 청명이가 죽은 것으로 알려짐. 청명이는 살아 있는데....... 문제는 그 이후로 자신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도 그들은 청명이가 청명이인걸 인식을 못함. 아무리 성질내고 해도 '청명이가 딱 이런 성격이었죠.....', '청명이랑 많이 닮으셨네요', '화산검협이 떠오르는 분이시네요' 이런 대답만 돌아옴
결국 화산 제자들에게서도 자신을 인식시키지 못한 청명이. 자신이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는걸 절실히 깨닫고서는 결국 미련을 내려놓고 홀로 유람을 떠나는....
4. 청명이가 자는 것을 처음 봅니다
마교전쟁 다 끝나고 나서야 남들 앞에서 푹 잠드는 청명이. 하지만 평소에 그런 모습을 보였던 것은 부상이 깊은 때 뿐이라 오히려 불안해지는 화산 사람들. 이러다가 갑자기 훅 등선해버릴까봐, 청명이는 편안한 숙면을 취하지만 정작 화산 사람들은 불침번 서가면서 청명이 지키는게 보고 싶다
5. 당보청명 ㅇㅅ물 2탄. 열람주의!! 공백 좀 길게 둡니다 취향 맞는지 한번 더 확인해주세요
현화산 시점으로 당보귀환 찍고 임신하는 청명이 보고싶다. 마교전쟁 다 끝나고 평화로운 중원. 청명이가 어느 날부터 밖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하더니 한 일년 소식이 끊김. 다들 청명이에게 무슨 일 생긴거 아니냐고 찾아다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청명이니까.... 그 천마도 잡아낸 천하제일인이니까..... 하면서 마음 달래고 삶
그 사이 청명이는.... 화음까지 청명이 찾으러 온 당보(전생과 달리 동갑이었는데 기억은 얼마 전에 찾음. 거지임 ㅋ)와 운명의 재회를 하고 화음에 집 하나 구해서 영약이랑 밥이랑 다 퍼주고는 몸뚱이랑 내력 보충 시켜줌. 그리곤 뭐...... 화산도 부활했겠다, 당가도 화산이랑 천우맹 만들면서 사천에서 벗어났겠다, 마교놈들 도륙냈겠다...... 전생과 달리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연애질이나 하는거고
그렇게 애가 들어서는거지
100년이나 떨어져 있었으니 이제 형님 몸은 내꺼요! 외치면서 매일 쿵떡도 하고 진단도 하던 당보. 애 들어서자마자 민감하게 짚어내는데 성공하고, 애 생겼다고 좋아하는 당보 후려치면서 대체 화산에 어떻게 들어가야 하냐고 멱살잡는 청명이. 아니 왜, 굳이 돌아가야 합니까? 할 일은 끝났고, 형님 없어도 몇 년은 버틸거고, 우린 100년만에 만났고, 애도 생겼고..... 주저리주저리 청명이 설득에 들어간 당보
결론은 임소병 탈탈 털어서 적당히 마을과 가까우면서도 눈에 안띄는 산채 하나 약탈하고 거기에 자리잡음. 화산엔 당연히 아무 말 안하고 나왔음. 뭐라고 하던지간에 청명이가 또 사고칠(or 사고쳤을)걸 알고 있는 화산이 청명이를 쉽게 내줄리가..... 그러다가 소소한테 손목이라도 잡히는 날에는..... 아직 초기라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는게 있으니까....
그렇게 10달 꼬박 당보의 극진한 대우를 받으며 아이 낳을 준비하는 청명이. 당보는 아이 낳을 때 필요한 물건들 가지러 마을로 잠깐 내려갔고, 그 사이에 진통이 와버림. 10달간 당보가 쓰지 말라고 했던 욕이 입밖으로 나올뻔한걸 참아가면서 천마가 배때지 쑤셨을 떄도 이 정도로 아프진 않았다고 이 악무는 청명이. 으으 당보야 빨리 좀 와라..... 어쩐지 불안한 느낌에 서둘러 돌아온 당보의 눈에 흥건한 양수와 그 위에 널부러져서 숨만 색색 내쉬는 형님이 눈에 들어오고...... 얘도 나이로 치면 70년 넘게 살면서 온갖 환자 다 봐온 의사인데도 그 고강하신 도사형님+그런데 내 애를 밴+근데 나 애 받아본 적 없는데? 트리플 콤보로 멘붕온 당보. 아니 뭐..... 시대상 임산부 진찰할 일이 얼마나 있겠어 당가에서도 산파 따로 뒀겠지..... 아무튼 겨우 멘탈 잡아가면서 형님, 정신 좀 차려요. 여기서 정신 놓으면 둘 다 죽어요 잉잉 달래고 청명이는 끄으윽 천마도 날 못죽였는데 내 애가 날 잡네 하면서 눈물 찔끔 흘리고 있음
어찌저찌 유능한 의원인 당보가 무사히 애를 받고, 청명이도 무사하고..... 사실 순산 of 순산임 디지게 아파서 그렇지 목숨 걸고 애 낳았던 시절에 아무리 고강한 무인이라지만 낳고 얼마 뒤에 몸 바로 추슬렀음...... 아무튼 애 낳고 나서 둘은 결단을 내려야 했음. 아무리 그래도 화산에 애착 강한 청명이가 평생 이런 산속에 틀어박혀 화산을 무시할 수는 없을거고, 또 화산 아해들이 최근 근처까지 왔다는 소식도 들었음. 무엇보다 보살핌이 필요한 갓 태어난 아이까지 있었으니 지원은 많을수록 좋았고, 당가로 돌아가지 못하는 당보에 비해 이미 화산에 자리잡은 청명이를 따라 가는 것이 훨 나은 선택지임. 여전히 애 데리고 화산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하면서 동시에 화산에 돌아가고 싶어 갈팡질팡하는 청명이에게 그럼 화산 아해들이 저 밑의 마을에 올 때까지 고민해보자고 하는 당보.
그리고 화산오검들은 산을 넘어가던 도중 만난 녹림 사람들에게 단서를 얻음. 화산검협한테 말 좀 잘 해주쇼. 벌써 일 년이 다 되도록 틀어박혀서는 나올 생각을 안하는데, 같이 사는 사람한테는 말해도 씨알도 안먹히더라구. 덕분에 마을이 아니라 바로 산을 통해 청명이가 있는 산채로 와버린 오검즈. 청명이는 그들이 오는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도망칠 수가 없었음. 애 겨우 잠들었거든.... 움직이면 울거든.....
청명이를 겨우 발견하고 청명아! 외치려는 백천을 냅다 달려들어 막아낸 당보. 입에 손가락 가져다 대면서 쉬이이이잇! 반 시진이나 울다가 겨우 잠들었으니 조용히 하시오! 하고 목소리 낮춰 말하고, 그제서야 청명이 품에 안긴 아이를 발견한 오검들. 그대로 굳어버려서 언어중추 고장난 것마냥 어, 아니, 청, 명아? 애, 그, 아기, 그러니까- 하고 있으니 한숨 푹 내쉰 청명이는 당보한테 눈짓으로 말함. 저 뒤로 가서 알아서 설명하고 오라고
그제서야 자기소개하는 당보. 청명이가 거지 시절일 때부터 정인이었고, 사정이 있어 헤어졌지만 인연이 닿아 평화로운 시대에 다시 재회했다고. 1년 전까지는 화음에 자리잡고 만났는데 아이 들어서고 화산에 알리기 싫어하는 청명이를 위해 잠시 몸을 숨겼고 어쩌고 저쩌고.... 오검들은 납득함. 화산이 혼인을 금지하지는 않아도 기본적으로는 도가이고, 보통 혼인하고 가정을 꾸리면 화산에 남는게 아니라 하산해서 속가를 열었으니까. 무엇보다 화산을 중시하는 청명이의 입장에선 화산검협이 혼인하고 애까지 낳았다는 소문이 돌면 무슨 역풍이 불지 두렵기도 했을거고....
그러나 청명이에게 의지 말고는 배운게 없....진 않지만 아무튼 의지를 제일 많이 배운 오검들은 포기 안함. 청명이가 다시 세운 화산, 그런 소문 하나에 흔들릴만큼 어설프지 않다면서 당보랑 함께 올라오라고. 청명이의 가족 한둘 더 받아주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다고 설득해서 결국 당보와 아이를 데리고 화산에 오르기로 함. 그 곳에서 당보는..... 자신을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장로진들과.... 화산 제자들과...... 저 뒤에서 청명이랑 아이를 동시에 끌어안고 둥기둥기하는 현영을 마주하고.....
어쨌든 청명이의 가족이니까 << 이거 하나로 당보와 아이를 받아준 화산. 세 사람을 둘러싸고 온갖 질문세례가 쏟아지는데
그래서 둘째 계획은 언제쯤.....?
장로님 얘 태어난 지 한 달 됐는데여
흠흠, 저 희멀건하고 생긴것만 반반한 거지가 임신으로 고생하는 청명이를 챙겨봤자 얼마나 잘 챙겼겠느냐. 임신은 다시 하고싶지 않을수도-
장무닌 저 거지였는데여. 저 희멀건하고 생긴것만 반반한 거지가 제 애 아빤데요.....
어지간한건 '쟤가 제 애 아빤데요' 하나로 정리되는 화산. 묘하게 청명이랑 당보를 안닮아서 얌전한(?) 애기를 보면서 증손주 생긴것마냥 좋아하는 장로들을 보고...... 하나 더 낳아야 하나 고민하는 청명이지만 곧 밤마다 우는 아이 때문에 그런 생각은 금방 사라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