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 은거한 청명이와 기연을 만난 이송백 이야기
* 송백청명이 보고 싶었을 뿐
* 날조 많음. 보고 싶은 것만 씀
1. 화산이 무사하다면 그걸로 충분해
당대의 천하제일인 매화검존 청명. 단신으로 천마의 목을 베어 정마대전의 끝을 고했으며 동시에 등선해버린 이후 화산에서는 무신으로 숭배되고 있는....... 말이 그렇지 사실 화산 총력 쏟아붓겠다고 하는 장문인과 왁왁대고 싸웠다가 기어이 대가리를 쳐 기절시키는 패륜짓을 하고 훌훌 날아가 제멋대로 천마와 일대일로 맞붙어서 동귀어진함. 뒤늦게 정신차린 청문이 화산 이끌고 서둘러 찾으러 갔지만 너무나 편안하게 잠든 모습만을 발견하게 되고, 청명이가 혹여 선계에 오르지 못했을까봐 제사를 지내며 그 업적을 선계에 알리고자 했음
그러나 그런 화산의 노력이 무색하게 어느 거지의 몸에서 깨어난 청명이. 등선하지 못할 줄은 알았지만, 그런다고 윤회를 하게 될 줄도 몰랐는데?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해보자 전쟁이 끝난지 100여년이 지났고 강호는 평화롭다는 결론만이 내려짐. 화산은? 천마를 단신으로 베어낸 매화검존의 공적 덕분에 지금은 그 소림마저도 함부로 할 수 없는 대문파가 되어 있었음. 오히려 당시 검존의 업적을 깎아내리려고 했던 행보 때문에 화산은 구파를 아예 탈퇴해버리고, 당가 등 믿을 수 있는 소수 문파끼리 천우맹이라는 맹을 만들었다고만 함.
그래. 화산이 무사하다면 그걸로 족하다
어찌 이 몸으로 다시 깨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이미 흘러간 목숨, 더는 이 세계에 큰 영향을 주고싶지 않아 청명이는 은거를 택하게 됨. 마지막으로 멀리서 화산을 보고, 깊게 포권한 뒤 어디로 갈지 고민을 하는데.......
종남산으로 갈까?
화산에서 그리 멀지 않고, 화산의 사조가 종남쪽에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안할거고, 근처에 그럭저럭 큰 도시도 하나 있는데다가 화산보다는 절벽이 덜하다는 점에 괜찮은 선택지로 보임. 그렇게 청명이는 지체없이 종남쪽으로 향하고, 그 중에서 가장 산세가 험난하여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음
2. 산신령이십니까?
사냥해서 얻은 가죽과 산골 깊은 곳에서 나오는 귀한 약초들을 팔아 오리 한 쌍을 사온 청명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허름한 방 한칸과 오리들 가둬둔 울타리 하나가 전부인 소박한 생활이지만 청명이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음. 원래부터도 그냥 발 뻗을 공간과 배 채울 음식만 있으면 대충 만족할 수 있는 소박한(?) 도사였으니까. 하루는 오리를 노리고 침입했다 청명이에게 딱 걸린 족제비....가 아니라 흰 담비 백아를 들고 얠 가죽을 벗겨 파는게 이득일지 아니면 본인이 어필하는대로 오리 지키라고 보초 시키고 적당히 공생하는게 이득일지 계산하다가 같이 하는걸로 결론이 나기도 하고..... 그렇게 사람과 오리와 족제비의 기묘한 동거가 계속됨
약초 따다가 말리고, 가끔 호수에서 연근 좀 캐오고, 가죽 다듬어서 옷을 만들거나 가져다 판 뒤 물건으로 바꿔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럭저럭 살만해짐. 아무리 속세에서 떨어졌다 해도 화산에 무슨 일이 생기면 당장 달려갈 무력은 필요하니 수련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렇게 소박한 생활을 하던 중, 청명이는 이송백을 만나게 됨
이송백은 당시 종남의 삼대제자로, 곧 새 배분을 받으면서 이대제자로 올라갈 예정이었음. 다만 처음에는 재능있는 종남의 기대주였던 것이 최근 들어 종남 내부가 시끄러워지며 조금씩 소외되고 있는 중이었음. 이유인 즉, 매화검존 이후 단 한 번도 화산을 이겨본 적이 없다는 것. 매화검존이 살아있을 때는 몇 번이고 덤볐다가 개털리는게 일상이었고, 천마를 잡고 죽은 뒤에는 그 죽음마저 업적이 되어 화산은 계속해서 그 위세가 커져만 갔음. 심지어 가까이 있는데다가 같은 검을 쓰는 문파이다 보니 무조건 비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으니, 종남 내부에서는 본래의 목적이었던 검술의 극의를 연마하고 도를 닦는다는 것에서 벗어나 화산을 이기는 데에만 혈안이 되었음. 그래서 최근에는 아예 종남의 삼십육검을 버리고 화산과 같은 공격적인 새 검술을 쫒는 자들이 늘어났고, 당장 보기엔 훨씬 더 강한 설화십이식에 매료된 제자들이 많았음. 특히나 아직 어린 삼대제자들은 더 그랬고, 그 중에서 유일하게 그에 동조하지 않았던 것이 이송백이었음
덕분에 알게모르게 묘한 따돌림을 받던 이송백. 기어이 설화십이식을 삼십육검보다 더 우수한 초식으로 인정하면서 이송백은 체계적으로 삼십육검에 대한 가르침을 받을 기회를 잃었고, 이제는 눈치를 보다가 점점 사문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홀로 수련을 하게 됨. 그 날은 원래 수련하던 곳을 들켜 새로운 장소를 찾아 깊은 곳으로 내려가다가 발을 헛디뎌 절벽으로 떨어졌음. 마침 그 절벽을 타면서 수련 겸 약초를 캐던 청명이 발목을 낚아채 머리부터 떨어지는 참사는 면했지만, 그대로 등짝을 부딪치고 정신을 잃은 이송백. 아무리 싫어하는 종남이라지만 시퍼렇게 어린 애를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어서 대충 자기 숙소에 던져둔 청명이. 다행히 상처는 그리 크지 않아서 해가 질 때쯤 이송백은 정신을 차림
깼냐? 정신 차렸으면 얼른 돌아가. 아직 배분도 낮아보이는데 멋대로 문파를 나서서 하루가 넘도록 돌아가지 않으면 별로 좋은 꼴은 못볼거다
.....? 소협께서 절 구해주신겁니까?
소혀- 하. 아니, 됐다. 어찌 하체고 자시고 기본도 안된 것이 절벽을 타고 있어? 이상한데...... 종남이 아무리 그래도 기초를 등한시하는 문파는 아니었을텐데?
일단은 구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한 이송백. 그러나 역시 해가 완전히 저버린 뒤 이 험한 산을 올라 산문으로 돌아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고...... 결국 혼나는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며 하룻밤을 지내게 됨. 청명이는 자기랑 백아 둘이서만 눕던 방 한켠을 자기보다 큰 이송백에게 나눠줘야만 했고.....
다음날, 저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 깨닫고 창백해진 이송백. 정말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종남산이 아니라 화산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험난한 곳에 있었기에 빨리 돌아가긴 해야하는데 차마 길을 찾지 못하는 이송백을 보며 청명이는 한숨을 푹 내쉼. 어휴. 어쩌다가 내가 종남 병아리까지 챙기게 됐는지...... 그대로 이송백 들쳐업고 말 그대로 절벽을 걷듯이 올라 종남 산문이 보이는 곳까지 데려다줌. 어안이 벙벙해져있는 이송백이 다시 감사를 표하기도 전에 청명이는
쯧. 그렇게 최소한의 기초도 쌓지 않아서야 종남의 삼십육검을 제대로 펼칠 수나 있겠냐?
하체 단련 좀 해라. 그 말만 남기고 감사 인사도 받지 않은 채 도로 쌩하니 돌아가버림. 자기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아이가 절벽을 평지처럼 걷고, 저보다 큰 사람을 업고 다닌다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이송백은 결론을 냄
....... 종남산에 산신령이 살았나?
3. 중심부터 잡아야지
무단으로 외박을 하고 온 것 때문에 점점 더 종남에서 입지가 줄어든 이송백. 그러나 이제는 그게 아니라 청명이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신경쓸 겨를도 없었음. 옛날엔 다른 이름이 있었는데 지금은 초삼이라는 이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던가, 종남의 검술은 잘 모른다면서 화산의 검술에 대해선 빠삭하게 군다던가 의문이 많은 어린아이. 이송백은 산속에서 구하기 힘든 것들, 그러니까 농작물이나 보존식, 생필품 등을 가지고 청명이를 찾아다녔고, 그렇게 매일 절벽을 타다 보니 자연스럽게 훈련이 되고..... 청명이는 이놈의 종남 병아리가 자꾸 찾아오는게 신경쓰이는데, 손에 바리바리 싸들고 온 물건들이 필요하긴 했기에 어쩔 수 없이 받아주고는 있었음
이제는 아예 청명이 살림마저 한손 거드는 이송백. 오리 먹이주고, 말린 약초 분류해서 묶어두고..... 결국 보다못한 청명이 말함.
도망치냐?
.......
혹시나 해서 몰래 종남 구경 좀 해봤다. 한심한 것들. 자기들이 가진 것조차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고 냅다 버리고 모방이나 하고 있으니.....
.......
종남은 망할거다.
소협!
나 자신을 중심으로 36개의 방위에 대해 완벽한 검로를 그린다. 그 어느 문파도 검에 대하여 그정도의 완벽함을 추구하지는 않아. 너희가 부러워하는 그 화산조차 그저 매화가 피고 지는 순환을 따르고자 할 뿐, 검술 그 자체가 목적인 문파는 아니다. 아, 물론 그래봤자 화산이 더 강하다는 데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킥킥. 암, 그렇지. 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한, 아니 죽었어도 종남이 화산 이기는 꼴은 못보지! 종남이 무지하게 싫은 청명이였지만, 그렇다고 화산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리 허무하게 종남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싶지도 않았음. 심지어 그 종남에 애착을 가진, 그럭저럭 심지 굳은 어린 제자가 제 앞에 있었으니 더더욱.
종남이 스스로를 증명하려면 종남의 검으로 해야만 해. 그리도 이기고 싶은 화산의 검을 따라하는 순간, 종남은 스스로의 패배를 인정한 꼴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소협, 고작 삼대제자인 저 혼자로서는 사문의 결정을.....
증명해.
단호하게 말하며 빨랫대로 쓰려고 가져온 나뭇가지를 들어올린 청명이. 그저 나뭇가지 하나일 뿐인데 무엇보다 예리한 검을 들고 정확한 상단세를 취한 그 모습에 이송백은 숨을 들이킴. 그런 속 빈 쭉정이같은 검술보다, 종남이 본래 지니고 있었던 검술이야말로 종남이 갈 길이라는걸, 네 스스로 증명해라. 내려치기 단 한번이었지만, 그저 청명이 휘두른 검밖에 보이지 않았던 이송백은 청명이 제게 가르침을 내렸다는 것을 깨달음.
내가 시킨 기초훈련은 잘 했냐?
4. 이기는건 바라지 않는데, 소림놈들 엿은 좀 먹여주고 와라
어느날 기어이 갈등이 터져버려 진금룡과의 비무에서 종남의 삼십육검으로 설화십이식을 이겨낸 이송백. 덕분에 종남은 다시 오랜 회의 끝에 삼십육검을 다시 기본 초식으로 삼고, 이송백은 바로 청명에게 찾아가 감사를 표함.
소협께서 저와 종남을 구하셨으니, 종남의 이송백,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습니다.
이제는 종남에서 눈치보지 않고 수련해도 괜찮을텐데, 기어이 시간을 내서 꼭 청명이를 찾아오는 이송백. 청명이는 자신은 종남 검술 모른다- 종남 애들 안키운다- 하면서 이송백을 피하지만 이송백은 꿋꿋하게 찾아와 마루에 가져온 것을 얹어두고 오리에게 모이 한 줌 던져준 뒤 돌아감. 여전히 초삼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었지만 참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며 끝까지 소협이라고 부르고..... 청명이는 에라 모르겠다 지가 싫으면 관두겠지 하고 내버려둠
속세에 연을 완전히 끊으려고 했지만 역시 소통의 창이 열려있으니 궁금한 것은 청명이도 어쩔 수 없었음. 이송백에게 속세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은혜를 갚으라 하고, 그렇게 바깥 이야기를 듣게 됨. 매화검존이 죽고 난 이후 화산이 구파를 탈퇴했다는 이야기, 당시 당가의 태상장로였던 암존당보가 주도하여 당가와 화산이 친우의 연을 맺게 되었다는 둥 옛날 이야기부터 매화검존 청명이 화산에서는 무신으로 여겨진다던가 그 희생에 슬퍼한 화산이 이 악물고 수련에 매진한다던가, 당시 매화검존을 업어키운 대현검 청문의 일지가 발견되어 매화검존의 어록이 전해내려온다던가..... 아니 너 종남사람 아니냐? 왜 이렇게 화산에 대해 빠삭해?? ...... 사문이 화산의 소식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물어오는지라......
거기에 더해 무당의 태극검제가 매화검존을 이겼다는 헛소문이 무당 내에서는 마치 진실인 것 마냥 전해지고, 최근 새로운 녹림왕이 정파들의 '협행 대상'이 되는 것에 시달리다 아예 정식으로 돈을 받고 산에서 호위를 서는 방향으로 틀었다던가-아니 사파새끼들이 뭔;;- 그 틈에서 화산의 발전을 못마땅해하는 소림과 세력을 키우고자 하는 사파 만인방이 손을 잡았다는 소문이 돈다던가......
그렇게 바깥 소식을 들려주면 가만히 듣다가 앞으로의 행보를 예측하여 내놓는 청명이에게 이송백은 감탄함. 그럼 조만간 만인방이랑 녹림 사이에 싸움나겠네. 원래부터 사이 별로라며? 소림은 구파에 영향력 다시 넓히려고 안달일텐데...... 비무대회라도 열려나? 하긴, 그 땡중들은 자기네가 우승할 자신이 있을 떄에만 열겠지. 근데 그게 자기네들 생각대로 안돌아가면 정사대전이라도 일어나겠네. 그리고 정말 얼마 뒤 소림배 후기지수 비무대회가 열리고......
소림놈들 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게 하나 있을거야. 확신은 못하지만..... 소림이 심혈을 기울여 키워낸, 어마어마한 천재겠지. 아니, 천재라는 분류에 넣기도 민망할 정도의 제자일지도 모른다.
이길 수 있을 때에만 비무대회를 연다니, 그런 치졸한 짓을.....
뭐래? 그런 치졸한 짓을 해왔기 때문에 아직도 구파의 수장처럼 군림하는거지. 어쨌든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으니까 벌인거고, 그런 놈 이기라고는 안해. 기대도 안하고.
자신에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말에 시무룩해진 이송백. 그러나 청명이는 씨익 웃으며 말함
하지만 쉽게 이기지 못하게는 할 수 있겠지. 땡중놈들 본래 목적은 압도적인 격차를 보여주는 것이겠지만, 그냥 타 문파의 제자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만 해도 그놈들 울화통 터지게 하는 데는 충분하거든! 반대로 '소림이 그렇게 애지중지 키워온 제자가 화산에게도 밀리는 종남 제자랑 비등하더라' 하는 소문만 나도 이득이야!
...... 제가요???
뭐해? 검 안들어??
종남의 검술을 알려주진 못하지만, 당장 비무대에 올라갈만한 검수로 키워내는 것 정도야 쉬운 일이지! 그렇게 이송백은 또다른 은혜를 입으며 고생길이 시작됨......
5. 모르는 척 해라
소협. 제가 할 말이-
모르는 척 해라
입 다문 이송백. 자기보다 훨씬 어린, 은인에게 품을 감정은 아니었으나 이미 품은 것을 어쩌겠음. 그러나 그걸 내뱉기도 전에 저 눈치빠른 어린 신선께선 단칼에 거절하시는구나. 고백 전 차임을 당한 이송백은 들끓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하는데.....
화산의 후손들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아니, 걔넨 내 존재조차 몰라. 애초에 흘러갔어야 하는 목숨이 이제 와서 개입하면 안되는 일이지. 그러니까 모르는 척 해라.
...... 네? 소협.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 너 내가 매화검존인거 알아차린거 아니었냐?
? 아뇨, 제가 소협을 은애한다는 이야기였는데......
......? 매화검존이요??
????? 은, 애? 은애애애애???
6. 포기하지 않을겁니다
아서라. 솔직히 내 입장에서 넌 진짜 시퍼렇게 어린애거든? 내가 살아있었어도 그 나이에 너랑 다니면 욕을 한바가지로 처먹고 화산에서 파문당했다, 아해야
초삼소협이 매화검존 청명이라는 사실과 이송백이 청명을 은애한다는 더블 폭탄이 터져버린 상황에서, 억지로 주제를 그쪽으로 돌린 청명이. 넌 종남이고, 난 화산이고. 난 (1)82살, 넌 2n살....... 안되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았고, 그 모든 것을 일일이 하나하나 짚어주는 청명이. 그러나 이송백은 물러나지 않음
포기 못합니다
.......
솔직히 놀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결국 연이 닿아버린 것을 어찌합니까
이어져서는 안되는 연이었지
하지만 이어졌지요. 소협, 아니, 검존께서 저를 그저 어린아이로 보아도 괜찮습니다. 받아주지 않으셔도 상관 없습니다. 다만 제가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굳은 눈. 하긴, 종남 놈들은 옛날부터 근성 하나는 알아줬지. 그게 이런 데에서까지 드러날줄은 몰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