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

[화산귀환] 1001화 재밌더라구요

이드(Reilu_L) 2021. 9. 29. 20:18

* 그래서 쓰는 잡썰

* 당보 이야기라던가..... 당보청명이라던가... 검존이라던가... 하여간 그런거

* 반쯤 정줄 놓고 씀

 

 

 

1. 거 다들 좀 열심히 해야겠어

 

 뜬금없이 지나가던 오검즈에게 말을 건넨 노파. 보아하니 돗자리 하나 깔고 있는 점쟁이 같은데..... 도사한테 말을 건네는 것부터가 아주.... 현대로 치면 신부님한테 도를 믿습니까 말한것과 비슷한거라...... 청명이는 신경도 안쓰고 가려고 하는데 너무 뜬금없는 말에 멈춰버림. 실이 다 끊어져 있어.

 

 실이요?

 

 이런거 좋아하는 조걸이 되물음. 노파는 끌끌 혀를 차더니 말함. 흔히들 인연이라고 하지. 그게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가족으로 얽힌 인연은 백색 실로, 애정으로 얽힌 인연은 붉은 실로, 친우로 얽힌 인연은 청색 실로, 반목으로 얽힌 인연은 황색 실로, 증오로 얽힌 인연은 검은 실로..... 모든 만남과 헤어짐이 실을 만들어내진 않지만, 한 번 생긴 실이 사라지는 일도 흔하지는 않다네. 그러면서 청명이를 가리키며 말함. 그 실이 수도 없이 얽혀있는데, 하나같이 다 끊어져 있어.

 

 가족이 아주 많았나 보구먼. 백? 이백? 보이지 않는 곳까지 하면 더 많겠구먼. 아주 튼튼하게 매듭진 청색 실도 있군. 너무 푸르러서 자색으로 보일 정도야. 황색도 만만치는 않은데, 하나같이 가느다란 것을 보니 진심으로 적대하는 이는 별로 없었던 모양이고..... 제일 많은 것은 검은 실이긴 한데..... 이게 지금 자네를 증오하는 사람들인지 자네가 증오하는 사람들인지는 확실치 않으니......

 

 끌끌. 다시 혀를 차는 노파. 참으로 잔정 많은 사람이구먼. 그런데 대체 어쩌다 이리 되었누..... 뒤에 있던 소소가 물어봄. 실이 끊어졌다는건 무슨 의미인데요? 말 그대로 인연이 끊긴게지. 앞으로 다시 이어지지 않을 인연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너무나 멀리 헤어져 소식 한자락 듣지 못하게 된다던가, 혹은....

 

 죽었던가

 

 순간 청명이가 화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돌아보는데, 청명이는 아무 말 없이 스윽 보다가 동전 하나 던져줌. 사기꾼은 아니셨나봐요. 그러면서 혼자 멀찍이 가버림. 오검들은 어안이 벙벙해져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하는데 노파는 그들에게 그럼. 그러니까 너희가 또 다른 인연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많이 열심히 해야 할거라고. 저 많은 인연을 뚫고 다시 실을 이어야 한다고.

 

 그리고 청명이를 따라 가는 오검들의 뒤에서 홀로 남은 노파. ...... 생명선도 끊어져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게 좋겠지.

 

 

 

 

 2. 청명이 사실 자기 좋을대로 회상해서 그렇지, 검존 때가 지금보다 더 얌전했을 수도 있음

 

 최신화에서 환상통 이야기.... 새삼스럽게 << 이게 평화로운 현재에 적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있을 리 없는 통증에 눈 찌푸리는것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음. 즉...... 어느 순간부터 간간히 왼팔에 환상통을 느끼면서 깼을 가능성 있다는 망상.... 인데

 

 사람이 아프면 예민해짐..... 사소한 것에도 울컥 화내고, 표준점이 짜증~분노 사이에 머무르는데 쉽게 조절되는 것도 아니다 보니까..... 사실 청명이 시점에서 서술되는거라...... 청명이 본인이 짜증~ 분노 사이에 있다 보니까 과거 회상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빡침의 순간들을 떠올리고 있어서 과거에 더 막나간 것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회상으로 나오지 않는 부분까지 합치면 생각보다 더 진중하고 얌전한, 그래도 도사는 도산갑네 << 싶은 정도의 성격이 아니었을까....

 

 얌전할 때랑 막 나갈 때랑 거의 성격이 극과 극이라서..... 어찌 보면 정말 인간다운 그런 성격이지 않았을까.... 근데 갑자기 가족도 친구도 다 잃고, 본인도 처참하게 죽었고, 후손들은 그것 때문에 개고생하고, 겨우 되살려놨더니 죽었을 떄 트라우마가 자꾸 있을 리 없는 고통을 끌어올리고 있으면...... 안미치는게 더 이상한데....

 

 결국 자기 일에 책임을 지려고 하고(심지어 이게 오로지 자신의 잘못만도 아님. 구파의 외면으로 인해 생긴 일인데도 근본적 원인을 자신한테 돌리고 있을 뿐), 자기 짐을 함부로 내보이거나 나누려 하지 않고, 과거의 아픔은 혼자서 감춰두려고만 하는 모습을 보면.... 얘 도사 맞음..... 그냥 술과 고기를 좋아할 뿐 범인으로서는 차마 상상도 못할 정도의 인내심과 마지막까지 기회를 주는 이해력을 가진..... 흔히 말하는 선인의 기질을 가진 사람이 맞다....

 

 

 

 

3. 구화산 애들 현화산 떨어지면 기름통부터 찾지 않을까

 

 사실 청명이보고 구파 가서 깽판 좀 치라고 보냈는데, 화산 살리는게 1순위라서 깽판이 뒤로 미뤄지니까 보다못한 청문이 직접 내려옴. 후손들 놀라서 막 선조님을 뵙습니다 어쩌구 예를 차리는거 다 물리고...

 

 기름통 가져와

 .... 네?

 청명아!! 넌 나 좀 따라와서 삼매진화로 불 좀 붙여라!

 아니 거 장문사형. 지금 거따 불지르면 좀 곤란-

 선계에서 짜준 조대로, 1조 소림 2조 종남 3조 무당으로 향하도록! 암존한테 허락 받아뒀으니, 가는 길에 당가 들러서 독주머니 몇개 챙기고!

 장문인의 명을 따릅니다!

 

 그리고 기어이 소림 대웅전에 불지르고 사라진 선조들..... 청명이 혼자 '저 양반들이 저럴 사람들이 아닌데?' 하면서 동공지진날듯.....

 

 

 

 

4. 당가에서 정신 오락가락하는 청명이

 

간만에 사천 들러서 당가에서 자는데..... 잠결에 부스스 일어난 청명이. 옆에서 같이 자던 오검즈는 그냥 화장실 가려나 싶어서 신경 안쓰려고 했는데, 백천만 어째 분위기가 좀 이상해서 눈 비비며 일어남. 청명이는 멍하게 달빛 바라보다가...... 문 열고 복도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어느 방 문을 힘차게 열어제끼고-

 

 당보야! 오늘 보름이었잖아!! 달밤에 술마시기 좋은 전각 있다고 자랑할 때는 언제고, 이 시간까지 안깨우고 뭐하느...ㄴ...

 

 그 방은.... 청명이한테 대판 깨져서 별채로 쫒겨난 태상장로의 방..... 이자 100년 전 당보가 쓰던 방. 사람이 안쓴지 오래 돼서 서늘한 방기운에 정신 차린 청명이. ...... 아, 망할. 헷갈렸네. 그리고는 놀라서 쫒아나온 백천 옆으로 다시 터벅터벅 돌아가 자기 방...... 청명이가 놀러올 때마다 당보가 내어줬던, 가장 좋은 손님방으로 들어감. 그냥 꿈꾼거니까, 사숙도 잠이나 자.

 

 사실 전쟁 중 둘이 폐가에 숨어서 술 한잔 할 때 당보가 '달밤에 그림자 지는 것이 아주 멋진 전각이 있으니, 전쟁 끝나면 반드시 초대하겠다'며 약속한 적이 있었음. 그 당시의 꿈을 꾸고, 일어나자마자 달이 아주 밝은 것을 발견하고, 그렇게 이성보다 몸에 익은 기억이 당보의 방으로 이끌고....

 

 다음날 아침, 백천이 청명이를 불러 어디론가 데리고 감. 뭔데, 사숙? 저기다. 연못 위로 세워진, 주변이 높고 낮은 나무들로 우거져 조용한 전각 하나를 보여줌. 당가주님께 여쭤봤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남들이 잘 모르면서 밤 경치가 좋은 곳이라는구나. 전날 밤 청명이가 신경쓰여서 당군악에게 정보를 물어온 백천. 청명이가 기운 좀 차렸으면 해서 신경 좀 써준거지만, 청명이는 피식 웃고 맘. 고마운데 사숙. 여긴 아니야.

 

 이미 여길 알고 있었던 청명이. 당연한 것이, 당보가 자신에게 보여주지 않은 초식이 없듯, 당가 저택 안에서도 안데려간 곳이 없었음. 청명이는 처음부터 당보가 말했던 '달밤이 아름다운 전각'이 거짓말임을 알고 있었던 것. 그럼에도 나중을 기약하고 조금이나마 희망을 찾고자 당보는 거짓말을 했고, 청명이는 그런 거짓말을 믿었던.....

 

 

 

 

5. 당가주는 매화검존께 감사했다

 

 당보의 유해를 수습하고 나서 잠시 사라졌던 청명이. 얼마 지나지 않아 피로 범벅된 쇳조각을 가지고 오고..... 당보의 유엽비도 12개 모두 찾아서 당가에 되돌려줌. 그걸 가만히 받아든 당가주는....

 

 전 단 한번도 검존을 원망해본 적 없습니다.

 .......

 암존께서 형님으로 모시겠다며 다짜고짜 당가를 박차고 화산으로 향했을 때조차도 말이지요.

 

 당보는 현 당가주보다 연상이었고, 항렬도 더 높았음. 당보가 처음 검존 찾으러 간다고 했을 때 아직 소가주 신분이었던 당가주는 개처럼 쳐맞고 돌아온 당보가 끄으윽 대단한 양반이로세.... 하고 쓰러졌을 때 직접 옮겨 나른 전적이 있었고..... 다른 어르신들이 저놈의 태상장로는 마흔 넘고도 버릇 못고쳤다면서 혀 쯧쯧 찰 때 유일하게 그걸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사람이었음

 

 항상 외로우셨던 분이십니다. 피가 이어진 가족은 있었지만, 그마저도 서로 이해가 부족해 틀어지기 일쑤였죠. 당가 내에서도 이단이라 불리며 암기만을 연구하시고, 그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홀로 증명해 나가시고, 그럼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 갑갑한 집안을 싫어하시면서도 결국 돌아오시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장로님은.

 

 천재란 그런 분들이시겠죠. 남들이 평생 걸쳐 쌓아야 하는 것을 눈 깜짝할 새에 성취해내는.... 그렇기에 어울리지 못하고 동떨어질 수밖에 없는. 항상 외로워보이시던 분이..... 하루는 창고에 숨겨둔 제일 좋은 술을 들고서 어디론가 도망치시덥니다. 담을 넘을 때 저와 눈이 마주쳤지요. 그저 찡긋거리며 눈 감아달라 하기에, 저는 그러겠노라 말했습니다. 네. 그리고는 바로 다음날, 검존을 데리고 오시더군요. 술 하나로 사기에는 너무 귀한 인연이라 하셨습니다.

 

 장로님이 당가 사람도 아닌 타인에게 그리도 퍼주는 것은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나 즐겁게 대화하는 것도 처음 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저희가 부족했던 탓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안식처를 가족이 아닌 밖에서 찾게 한 데에는 죄스러운 마음이 항상 같이 했었습니다.

 

 화산을 만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 화산의 사람들이 검존을 바라보는 모습이, 제가 장로님을 바라보는 모습과 그리도 닮았더랍니다. 자신들 품에서 자리를 만들어주지 못한 미안함, 그럼에도 새 친구를 사귄 데에 있어서의 기쁨, 근데 그게 본인 못지 않게 사고치기로 유명한 사람이라 하는 걱정...... 그래도 두 사람이 너무 즐거워보이니, 아무래도 좋다는 그런 표정 말입니다. 그제서야 이해가 되더군요.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것들이..... 무학을 나누고, 자기주장을 하고, 그 격차를 메워가는 그 평범한 것들을 겪어보지 못했을 뿐이라고. 장로님께선 드디어 그런 상대를 찾은 것이라고. 아마 그게 가능한 사람은, 온 중원에 단 한 명 뿐일거라고.

 

 당가주의 이름으로, 사천당가의 태상장로 암존당보의 유일한 친우이신 검존께, 진심으로 감사의 예를 표합니다.

 

 한참을 듣고 있던 검존청명. 겨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며 포권을 함.

 

 대화산파 13대제자, 매화검존 청명. 사천당가의 암존당보와 친우의 연을 맺을 수 있었음에, 같은 감사의 예를 표합니다.

 

 

 

 

6. ㅇㅍㅅㅂ 루엘과 데스티나 관계를 보다가 생각난건데

 

 매화의 정령과 계약했던, 가장 화려한 매화를 피워낸 매화검수 검존 청명. 그리고 그런 계약자를 너무나 아꼈던 매화의 정령. 전쟁때 마지막으로 천마를 베고 영면한 검존을 보고 슬퍼했던 정령은, 검존의 모습으로 화산에 다시 내려와 검존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하는데......

 

 

 

7. 달려라 과자들아

 

 검존청명맛 쿠키 : 검으로 매화를 그려내는 화산파의 은둔쿠키. 날카롭지만 너무나 매혹적인 검에 매료된 쿠키가 한둘이 아니라는데...... 체력이 절반 이상일 때 능력이 발동하면 중원의 온갖 고수와 비무를 벌인다. 절반 이하일 때 능력 발동시 등장하는 적이 마교로 변경되며 숫자가 늘어난다. 사망시 1회 부활하며 검존청명이 아닌 신룡청명맛 쿠키로 변한다. 부활 후 대물약을 먹을 시 신룡에서 검협청명으로 진화하며 점수가 증가한다. 마법사탕 능력은..... 일정 시간당 이십사수 매화검법을 통해 장애물을 부수고 매화꽃 젤리를 생성한다...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