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

[화산귀환] 아마... 당청 베이스의 썰 2개?

이드(Reilu_L) 2021. 8. 23. 22:13

* 당청 베이스 이것저것 썰 모음

* 근데 컾링 요소는 약할수도....?

 

 

 

 1. 귀신 보는 청명이로 당보놈 젯밥 뺏어먹는 썰

 

 청명이 귀신 봄. 무당 아닌 이유는 모른다 부모에겐 화산이 더 가까웠나보지...... 아무튼 귀신이라고 다 보는건 아니고 살아있을 때 자기랑 연이 깊었던 사람들만 문득문득 보이는데 그마저도 항상 보이는 것도 아님. 제사일이 가까워진다던가 그믐이라 음기가 강해진다던가 하는 때에만 가아아끔 보임. 아무튼 그런 청명이에게 당보 제삿날 다 돼서 당보가 뿅 하고 나타남

 

 얜 또 왜. 약속 지켜줬음 됐지 또 뭘 바람? 이런 식으로 뚱하게 바라보는데(원작과 다르게 종종 나타나니까 그리움은 좀 덜함) 당보가 징징...? 잉잉 정도로 하자. 잉잉대면서 형님 나 좀 도와주시오! 하고 매달림. 청명이는 순간 얘가 이렇게 갑자기 나타나서 매달릴 정도로 당가에 큰 일이 생겼나 싶어서 말 들어보는데, 당보 딱 하는 말이

 

 "아, 내 후손놈들이 자꾸 제삿상에 명태전을 올리지 않소!"

 "에라 미친놈아!"

 

 당보는.... 생선을 싫어했다고 한다...... 근데 청명이 손 휘휘 내젓는거 어차피 맞지도 않으면서 일부러 피하고는 또 매달림. 유일하게 자기 입맛 기억하는 당조평이 최근 오락가락 했더니 걔 말은 믿어주지도 않고, 탕은 좀 더 매콤한게 취향인데 자꾸 고추 아껴넣는다고 이번 제삿상은 가서 감독 좀 해달라고 잉잉...... 가만 생각해보니 지금부터 출발하면 딱 당보 기일에 사천 도착하겠는데....? 그냥 냅두면 자꾸 울상으로 빙빙 돌게 생겨서 알겠다고오오오 하고 사천으로 출발

 

 당가주는 대문 앞에서 청명이 맞아주면서도 오늘은 조상님 기일이라 외부인을 받지 않는다고 둘러둘러 거절하려는데 청명이는 무기를 꺼내듦. 아평아아아아! 예! 검존 어르신! 내 당보놈이 오늘 거하게 대접한다 해서 먼 걸음 찾아왔거늘, 당가주가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구나!

 

 "가아아암히이이이! 이분이! 어? 매화, 검존! 검조오오오온!"

 

 암매검 때 청명이 사기칠 때 목숨 걸고 뜯어말렸어야 했는데. 후회하지만 어쨌든 최고 어르신이 허락했으니 눈물 흘리며 제삿상 앞으로 안내는 함. 근데 이걸.... 대체 뭐라고 말해야 하지? 내가 사실 귀신을 보는데 당보가 음식 맛없으니까 다시 해오란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선 넘었지. 한참 끙끙 앓으면서 고민하던 청명이는 에라 모르겠다 냅다 밥에 꼿힌 숟가락 뽑아다가 당보가 싱겁다고 한 탕 먼저 한입 함. 당가 식솔들 다들 기겁하고 고함치는데 청명이는 심드렁하게 당조평 불러다가 아평아. 탕 맛 좀 보거라. 싱겁다. 당조평도 제사 끝나지도 않았는데 청명이 말한 탕 맛보더니 가서 고추 더 넣고 끓여오라고 함. 할아버님은 매콤한 음식을 더 좋아하셨다고. 남들에겐 안보이는 당보가 얼씨구 하면서 막 이것저것 트집잡으면 청명이는 가리키는거 다 덥썩덥썩 하고 그대로 찔러댐. 당조평도 맛보고선 청명이 말이 맞다고 하니까 당가주 입장에선 저게 지금 사기를 치는건지 진짜 암존 당보의 입맛을 알고 있는건지 헷갈림. 근데 어쩌겠어. 최고 어르신이자 실제로 암존을 모셨던 손주 당조평이 이거 맞음! 하니까 그냥 하라는 대로 음식 다시 하고 청명이가 또 맛보고.....

 

 아무튼 당보도 만족하고 당조평도 만족한 제삿상이 완성되고 나서야 마지막으로 명태전 그릇 당조평한테 주고 치우라고 하고, 겨우 제사가 진행됨. 당보 싱글벙글 하면서 제삿상에서 한참 맴돌다가 고맙습니다, 형님 남기고 또 사라짐. 청명이는 이제 겨우 한시름 놨다는 사실과 함께 이번엔 진짜 당가한테 못할 짓 했다고 이걸 어떻게 넘겨야 할지 머리 굴리는데 어느새 당조평이 슬쩍 다가와서 아까 당보가 싫어한다고 빼둔 명태전이랑 젯밥 한상 차려서 가져옴. 청명이는 묘하게 자기 입맛에 맞는 제삿밥에 명태전 올려 먹으면서 문득 물어봄. 아평아. 근데 당보가 생선 싫어하는거 알면서, 왜 굳이 매번 제삿상에 올린거냐? 그랬더니 옆에서 자기가 과연 조상님께 제사를 정말 잘 올린 것일까 고민하며 부들부들 떨던 당군악이 한소리 함. 무슨 소리인가, 검협. 암존 당보께서 돌아가시기 전, 자기 제삿상에는 꼭 생선을 올리라 유언하신 것을 모른단 말인가? 아니, 그것도 모르면서 지금 남의 제삿상에-

 

 그 말 끊고 당조평이 딱 말함

 

 "그야 검존 어르신께서 생선을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어?"

 그랬음. 당보는 생선을 싫어하고 청명이는 산에서만 살아서 생선 귀한걸 알고 좋아했는데, 덕분에 둘이 술마시다 안주로 생선 나오면 거의 대부분을 청명이가 먹었음. 그마저도 청명이 생선 많이 못먹어봐서 뼈 바르는거 힘들어하니까 검 빼들려는거 보고 기겁한 당보가 그 이후로 가시 다 발라서 살만 골라주고..... 가만 보니까 생선 빼고는 당보나 청명이나 입맛 비슷해(져)서 제삿밥도 딱 청명이 취향.

 

 사실 당보, 자기 제삿밥 맛 없으니까 가서 감독 좀 하라는건 핑계임. 그냥 자기 제사랍시고 간만에 도사형님한테 식사 대접 하고 싶었던 것. 나중에 자기 죽고 나면 어쩌다 한 번이라도 청명이 자기 제사에 와줄걸 알아서 유언으로 도사형님 좋아하시는 생선 꼭 올려두라고 한건데 그 이후로 청명도 죽어버리고 백 년 지나고 나서는 바빠서 자기 제사 못챙기고 있으니까 이렇게라도 불러다가 밥 대접한 것.

 

 청명이, 저 죽고 난 이후에도 자기 생각해서 제삿밥 걱정까지 하는 당보의 애정에 가슴만 먹먹해지고......

 

 

 

 

 

 2. 누구보다 청명이를 욕하지만 그 누구보다 청명이를 아끼는 구화산조

 

 어쩐지 검존이랑 암존이랑 정인관계라고 하면 제일 혼란오는건 화산애들 아닐까. 이게 지금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암존을 딱하게 여겨야 하는데(어쩌다가 청명 사형한테 반해가지고는) 가만 생각해보면 이게 막 그냥 넘길 일이 아니고(아니 청명사형이 뭐 어때서 사형이 더 아깝지) 처음 둘이 사귄다는 소식 들리고 청명이 입에서 맞다고 확정되자마자 거진 일주일 내내 자리만 잡혔다 하면 대체 누가 더 아까운지에 대해 토론의 장이 열렸을듯.

 

 당가에선.... 그냥 처음에 당보가 '내 그 분을 반드시 형님으로 모셔야겠어!' 라면서 집 나간 이후로 반쯤 포기하고 있었을듯. 오히려 여기는 당보 똘끼(?)에 당한게 많아서 검존한테 미안해함. 화산에서 정중하게 '그거 다시 생각 좀 해보시는게 어떠십니까(검존 이거 완전 미친놈이니 거기 태상장로님의 밝은 미래를 위해 둘 사이 관계 재고 좀 해보라는 뜻)'라고 써서 보낸 서신도 '거 암존놈 관리 똑바로 하슈'로 알아듣고 '아이고 죄송합니다 근데 저희도 최선을 다했어요 ㅠㅠ' 요런 답신 보냄.

 

 아무튼 뭐..... 둘 다 각 문파에서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애들이고 서로가 좋다는데 어쩌겠음..... 근데 청명이는 일단은! 그래보여도! 도가에서 자란 찐도사인데다 청명이 키우느라 도를 깨친 청문이 다른 사고는 다 쳐도 되니까 진짜 그런 사고만 치지 말라고 온갖 가정 및 가족 윤리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을 시켜놨기에(정작 청명이는 수련광이라 인간관계에 노관심이었음) 청명이에게는 바람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질 않음...... 뭔 평생에 정인은 딱 하나 뿐이고 그 이후 아무리 마음이 동하더라도 절대 눈을 돌려서는 안되며....... 사귀고 세달 동안은 손만 잡고 반년 이후에 접문하고(???) 등등...... 연애에 있어선 꼰대 of 꼰대였음..... 사실 청명이를 자식처럼 키운 청문이 어느 놈팽이가 홀랑 채갈까봐 딸바보 아버님마냥 엄청 보수적으로 가르쳐둔거....

 

 사실 내 안의 구화산 이미지는 좀 그거임. 막내딸 가운데에 두고 옆에 남자 형제들이 얘랑 연애하면 나한테 죽는다 이러면서 사진찍는 느낌...... 청문은 좀 그거지. 청명이가 '사형! 왜 거짓말 하셨소! 나랑 연애하면 그 정인은 죽는다면서요! 한 달이나 지났는데 아무 일도 없잖소!' '(자하신검을 빼들며) 거짓말은 하지 않았단다, 청명아. 곧 그렇게 될테니'

 

 반대로 당보는..... 당가에서 '대체 뭔 짓을 해도 좋은데, 본인이 책임질 일만 해라' 라고 가르쳐놔서 연애는 자주 했는데 깊은 관계로 발전한 적은 없음. 문제는 거기서 발생한거지. '연애는 자주 했는데'. 청명사형한테 정인이 있대! 누군데? 사천당가의 태상장로 암존이라던데? 로 시작한 구화산파 남형제들은 당보의 옛 행적을 쥐잡듯이 파헤치며 심지어는 사천까지 몰래 내려갔는데...... 연애 경력이... 있다네....? 그것도 꽤 많이....?? 아니..... 그래. 과거는 과거....라고 치자. 일단 우리는 도사지만 속세의 사람들에게까지 도사의 가치관을 강요할 수는 없지 않겠니. 단..... 우리 대화산파 막내 청명사형(6n살. 장로급)과 사귀는 동안에 비스무리한 말 나오기만 하면 그대로 화산파 현판 앞에 당가놈 수급 하나 걸리는거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당보놈 뭐 하나만 걸리라고 눈 부릅뜨고 지켜봄.

 

 그리고 어느날...... 검존이 장문사형 심부름으로 좀 멀리 나가는 바람에 거진 한달간 당보를 못만나는 동안 사천에서 한 젊은 여성과 장터를 돌아다니는 암존이 발견되고 마는데.......

 

 그냥 조카손주 곧 결혼한다고 혼인 후에는 밖에 돌아다니기 힘들테니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나가보고 싶다는거(일단 당가 보면 좀 많이 보수적 + 시대적으로 여성이 마음대로 돌아다니기 힘들 것 같으니 그렇다고 치자) 그냥 선물준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나온 것. 그러나 당보는 몰랐겠지. 그 사천 장터, 화산파 제자 하나씩은 꼭 사이에 끼어 있다는 것을. 개방 거지 닥달해서 몇 시간만에 화산에 온갖 소문이 다 퍼졌고 청문은 결단을 내림. 청명이가 돌아오기 전에 해결을 본다! 예, 장문인! 저희는 장문인의 검이니, 명하십시오! 온갖 비장한 표정 지으면서 검 희번뜩 날세우고 사천으로 쳐들어가는 화산..... 지나가던 길목 양민들 사이에선 드디어(??) 화산과 당가가 전쟁한다고 소문나고..... 진즉 용건 끝마치고 느긋하게 술 한잔 걸치면서 돌아오던 청명이 귀에까지 들어감. 어안이 벙벙해서 아아아아니 대체 또 무슨 일인데? 하면서 서둘러서 사천으로 가는데 장문사형이 도관 쓴 채 한치 흐뜨러짐 없이 칼춤 추고 있을 듯...... 매화가 참 절경이네 하기도 전에 당보는 대체 이게 뭔 일인지 이해 못하고 매화 피해서 도망다니고, 청문을 비롯한 화산 애들은 청명이가 흠칫할 정도로 살벌하게 왁왁대고 있음.

 

 아무튼 당사자들 대면했으니 청문이 대략적인 상황 설명하면서 저 놈팽이가 널 두고 바람을 폈다고 ㅋㅋㅋㅋㅋ 니가 어디 내놔도 부..... 솔직히 많이 부끄럽긴 하지만 어디 대화산파 장로이자 천하삼대검수 매화검존을 두고 바람을 피워어어어! 하면서 자하신검 춤추는데 청명이 그거 듣다가 어리둥절하면서 당보 돌아봄. 당보는 절대 아니라고 손짓 발짓 다 하면서 세상 억울한 표정 짓는데 또 청명이 앞에서 아닌척 한다고 청진도 칼춤 준비 하고......

 

 아무튼 어찌어찌 진정 좀 하고, 상황 다 밝혀지고, 청문 및 화산파의 사과를 받아내긴 했는데 당가는 심장 섬찟할듯. 만약, 아아아아주 만약에 태상장로님과 검존이 서로 싸운다던가.... 혹여 헤어지기라도 한다면? 그 날 사천당가라는 이름은 무림사에서나 언급되고 그 날로 오대세가는 사대세가 되는 것이여....... 화산파 애들 뻘쭘하긴 한데 후회는 없다고 당당하게 돌아가는거 당보가 ㅎㅎ 형님 간만에 봤는데 섬서까지만 같이 갑시다 하면서 따라가려고 하니까 당가주가 가주 권한까지 써가면서 잡아두고 원로회 소집까지 걸어서 신신당부할듯. 거 검존님 눈에서 눈물 나오는 날엔 우리 가솔 하나씩 죽어나간다고 생각하셔요......